[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국민의힘 6·11 전당대회를 앞두고 총 10명이 당대표 경선에 출사표를 던졌다. 절대 강자가 없는 이번 경선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다.
이 전 최고위원은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오세훈 캠프 뉴미디어본부장을 맡으며 2030 세대와의 온오프라인 소통을 이끌었던 경험에 더해, 최근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젠더 문제 논쟁의 중심에 서며 여론조사 1위를 이어가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나 여론조사는 일반 국민이 대상이며 전당대회 본경선은 당원 선거인단 70%에 국민 여론조사 결과는 30% 밖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여론조사 1위 결과가 실제 표심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아직 물음표가 찍힌다.
이에 일각에서는 현재 여론조사 결과는 일종의 '호명효과'로 조직표가 많은 국민의힘 특성상 전국적 인지도와 경륜이 풍부한 나경원 전 의원과 주호영 의원의 대결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나온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코리아정보리서치가 지난 18일 종합뉴스통신 뉴스핌의 의뢰로 국민의힘 차기 전당대회 당 대표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이 전 최고위원은 23.3%로 1위를 차지했다.
나 전 의원이 16.5%로 2위, 주 의원이 7.1%로 3위를 차지했다.
지역별로 보면 국민의힘 당원들이 많은 TK(대구·경북), PK(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도 이 전 최고위원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TK 지지율은 이 전 최고위원 27.7%, 나 전 의원 16.5%, 주호영 의원 9.2% 순으로 나타났다. PK에서는 선두권 격차가 좁혀졌다. 이 전 최고위원(19.0%)과 나 전 의원(18.5%)이 오차범위 내 접전을 이뤘다. 이어 TK와 마찬가지로 주 의원(8.2%)이 뒤를 이었다.
그러나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여론조사 결과가 실제 당원 표심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문 부호를 찍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 전직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김웅 의원이나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최근 많이 거론되고 있지만 이는 '호명 효과'로 언론에 기사가 많이 나고 있기 때문"이라며 "당 대표라는 것이 단숨에 되기 어렵다. 결국 주 전 원내대표와 나 전 원내대표의 대결로 가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PK 지역 한 초선 의원은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주호영과 나경원의 싸움이 될 것이다. 주 의원은 대구·경북 표가 있고, 나 의원은 전국적인 지명도와 당원 지지도도 높다"며 "두 사람 싸움이 벌어지면 신진 세력이랑 3파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TK 지역 한 초선 의원도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이 전 최고위원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높지만) 우리 당원들한테는 모르겠다"며 "이준석이 오래 끌고 가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주 의원한테 '아저씨'라고 해서는...보수 지지자 입장에선 그런 것을 보는 것이 불편하다"며 "젊은 친구가 똑똑하다는 생각이 있지만 동시에 불편하다, 안정감이 없지 않나라는 생각이 든다. 또 감정이입이 돼 연세가 있는 당원들 입장에선 '우리는 이제 일어나야(사라져야) 되는 거냐'라는 생각을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알고 있는 이 전 최고위원은 출마선언을 하는 자리에서 "첫 일정을 TK에서 시작하겠다"며 정면 승부를 예고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지난 20일 오후 중앙당사에서 가진 출마 선언 후 기자들과 만나 "첫 공식일정으로 우리 당원들이 가장 많이 계시는 TK로 가겠다"며 "호사가들이 얘기하는 것처럼 TK 위주로 한 당심과 민심의 괴리가 있다는 것을 정면으로 부정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우리는 고정적 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2년 전 오세훈 vs 황교안 전당대회에서 당심과 민심이 괴리되게 나왔다고 해서 '영남패권주의다, TK 우선주의다' 하지만 아니다"라며 "당시는 탄핵 2년 지난 뒤였다. 탄핵에 대한 의사가 강하게 반영된 선거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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