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율 기자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한미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미국이 한국의 쿼드(Quad, 미국·인도·일본·호주 4개국 비공식 안보회의체) 참여 요청이 없었다는 점은 우리의 큰 외교적 성과"라고 평가했다.
송 대표는 22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상회담에서 대만 해협문제를 언급했지만 양안관계의 특수성을 지적하면서 우리 입장을 설득시킨 것도 큰 의미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은 독자적 동맹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며 "쿼드 4개국 동맹에 굳이 한국을 포함 안 해도 되는 것은 지리적 경제적 한중 입장을 고려한 것이라는 부연 설명도 했다. 미일회담과 달리 한중관계의 '범퍼 공간'을 확보한 것은 큰 성과"라고 강조했다.
또한 "한미가 '제3국 해외원전시장 공동진출'을 위한 협력을 강화한다는 합의는 제 개인적으로 참 다행스럽습다"며 "중국과 러시아가 우위를 점하고 있는 글로벌 원전시장 견제를 위해 그런 건의를 드렸는데 정상회담에서 주요 의제의 하나로 받아들여졌다. 이를 계기로 APR-1400을 둘러싸고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한수원간의 지적재산권 로얄티 논란이 정리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사진=송영길 페이스북 캡쳐] |
다음은 송 대표의 페이스북 전문이다.
[171분 동안의 울림, 가슴 벅찬 하루였습니다]
문재인-바이든 한미정상회담의 의미를 다시 음미합니다.
'가슴 벅차다'
문재인 대통령님과 바이든 대통령의 첫 한미정상회담 결과를 접하면서 제가 느낀 심정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그랬습니다.
전통적 의제인 동맹과 안보뿐만 아니라 백신과 경제협력, 양국의 파트너십 확대에 이르기까지 두분 정상들이 논의한 모든 의제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이루었습니다.
저의 개인적인 견해는 이렇습니다.
첫째, 한미간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 합의는 우리나라가 글로벌 백신생산기지로 발전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대한민국의 세계 최고 바이오 생산 능력과 미국의 백신제조기술이 결합하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입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노바벡스 생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모더나 생산이 이루어진다면 우리 자체의 백신개발과 연계해서 향후 주기적으로 도래할 팬데믹 상황에서 인류의 든든한 지킴이가 될 것입니다.
둘째, 한미간 첨단기술동맹 강화는 한국이 추격형 경제에서 선도형 경제로의 토대가 마련된다는 의미입니다.
반도체, 배터리, 우주분야, AI, 로켓 분야에서 삼성과 SK하이닉스 등의 기업이 세계 유수의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셋째, 판문점 선언 및 싱가포르 대화를 기초로 남북관계를 풀어나가기로 한 것은 우리의 외교력이 한 단계 도약했다는 의미입니다.
그동안 많은 언론들이 문재인정부가 싱가폴회담 승계를 바이든 정부에 요구하는 것은 외교적 참사가 될 것이라 비판했지만 기우였다는 게 확인되었습니다. 우리 정부의 일관된 주장이 수용된 것이지요.
저 또한 지난해 11월 외통위원장으로 미국을 방문했을 때, 커트 캠벨, 스티브 비건 등 대북관련 주요 인사들을 만나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기도 했습니다. 이제 한미정상이 판문점 선언을 수용한 만큼 민주당도 정부와 협의하여 판문점 선언의 국회비준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넷째, 정상회담에서 대만해협문제를 언급하였지만 양안관계의 특수성을 지적하면서 우리 입장을 설득시킨 것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특히 미국이 한국의 쿼드 참여 요청이 없었다는 점은 우리의 큰 외교적 성과입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은 독자적 동맹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쿼드 4개국 동맹에 굳이 한국을 포함 안 해도 되는 것은 지리적 경제적 한중 입장을 고려한 것이라는 부연 설명도 했지요. 미일회담과 달리 한중관계의 '범퍼 공간'을 확보한 것은 큰 성과입니다.
다섯 째, 한미가 '제3국 해외원전시장 공동진출'을 위한 협력을 강화한다는 합의는 제 개인적으로 참 다행스럽습니다.
지난 14일 청와대 민주당 지도부 간담회에서 제가 문재인 대통령님께 한미간의 원자력협력을 강조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가 우위를 점하고 있는 글로벌 원전시장 견제를 위해 그런 건의를 드렸는데 정상회담에서 주요 의제의 하나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이를 계기로 APR-1400을 둘러싸고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한수원간의 지적재산권 로얄티 논란이 정리되기를 기대합니다. 한미간의 기후위기대응 2050 탄소중립화 달성을 위해 이미 한수원 등에서 개발하고 있고, 두산중공업과 미국 뉴스케일사가 진행하고 있는 SMR 기술개발이 가속화될 수 있게 되었습니다. SMR을 '브릿지 에너지'로 삼아 탈탄소 시대의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도모할 수 있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미사일 주권의 확립입니다.
드디어 800킬로미터 사거리 제한과 중량 제한이 철폐되었습니다. 엄청난 의미를 갖습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인공위성을 쏘아 올릴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는 데 큰 장애물을 넘을 수 있게 되었고 우리 힘으로 우주시대를 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제 미사일 지침 폐기를 시작으로 미완의 과제였던 전시작전권 회수 문제를 완결해야합니다. 전시작전권회수를 조건부로 할 것이 아니라 기한부로 바꾸는 일에 대해서도 저는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제가 '가슴 벅차다'라고 표현한 이유는 정상회담 의제 외에도 따로 있습니다.
4년 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의전을 보면서 대한민국의 위상이 얼마나 격상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어서입니다.
'노마스크'로 진행된 정상회담은 물론이고 하원 간담회에서 보여준 낸시 펠로시 의장과 미국의회의 배려도 인상적이었습니다.
한국계 의원이 4명이나 연방 하원으로 문재인 대통령을 맞이한 것도 처음이었지요.
지난 시기 조금은 한쪽으로 기울어진 듯했던 동맹관계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호혜와 상호 협력의 관계로 복원되는 계기가 되는 것 같아서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이제 더불어민주당은 정상회담의 성과를 구체적인 결실로 만들어야 할 책무가 주어졌습니다.
제가 당대표로서 제시한 핵심 어젠다인 백신, 기후변화, 해외 원전시장 공동진출, 남북관계 개선 등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지난 금요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탄소중립특위를 신설했고 제가 위원장을 겸하기로 했습니다.
2012년 인천 송도에 GCF(녹색기후기금)를 유치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제 조급하지 않되 기회가 주어졌을 때 확실하게 매듭을 짓는 민주당의 실력을 국민들께 보여드릴 차례입니다.
*** 꼬리말
THE NEGOTIATOR!
문재인 대통령님의 한미정상회담을 보면서 4년 전 문재인 후보 총괄선대본부장 시절이 떠오릅니다. 이지수 현 청와대 외신대변인과 함께 문재인 후보 사진을 타임즈 표지인물에 선정될 수 있도록 열심히 뛰었던 때였습니다. 오늘따라 표지 제목이 의미가 두드러져 보입니다. 저만 그런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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