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미국 완성차 1, 2위인 GM, 포드와 손잡고 미국 전기차 시장 선점을 위한 치열한 경쟁에 돌입한 가운데 또 다른 경쟁사인 삼성SDI의 행보에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미국 전기차 시장 규모는 올해 110만대에서 2023년 250만대, 2025년 420만대 등 매년 큰폭의 성장세가 전망된다. 미국 시장 선점을 위해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미국 현지 합작 또는 단독 투자 등 현재까지 밝힌 투자 규모 만도 16조원에 이른다. 삼성SDI은 어떤 선택을 할까.
◆삼성SDI, 배터리셀 합작법인 설립할까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과 GM이 배터리셀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를 설립한데 이어 SK이노베이션과 포드가 '블루오벌에스케이' 추진을 발표하면서 삼성SDI의 '선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SDI 헝가리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 조감도. <사진=삼성SDI> |
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과 달리 삼성SDI는 미국에서 특정 완성차 업체와 합작사를 설립하지 않을 것이라는 추측이 지배적이다.
합작사 설립을 통한 장점도 많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완성차 1, 2위인 GM, 포드와 합작사 설립을 통해 대규모의 수주 물량을 확보하고 시장 점유율 확대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더욱이 GM과 포드는 현재 전기차 1위인 테슬라, 폭스바겐을 추월하기 위해 향후 5년간 전기차 생산 확대에 20조원이 넘는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합작사에서 만든 배터리가 GM, 포드 전기차에 탑재될 예정으로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점유율이 그만큼 확대되는 것이다.
하지만 우려의 시선도 있다. 특정 완성차 업체와 합작사를 설립해 독점 공급을 하면 다양한 '고객사'와 공급 계약을 맺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합작사를 설립한 완성차 업체의 경쟁사가 공급사로 해당 배터리사를 채택해주겠냐는 것이다.
합작사 설립 초기부터 꾸준히 제기돼 온 배터리 핵심 기술 유출 우려도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해에만 연구개발 비용에 8000억원을 투입하는 등 기술 개발에 공격적으로 나서는 기업으로 손꼽힌다.
배터리 업계 한 관계자는 "합작사 설립이 배터리 업체에는 기회일 수 있지만 여러 우려가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삼성SDI의 전략은 모든 완성차 업체가 고객이 될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했다.
◆ 삼성SDI, 미국내 투자 전략은
삼성SDI는 현재 국내 배터리 3사중 유일하게 미국내 배터리셀 공장이 없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조만간 투자 계획을 발표할 것이란 기대감이 상당하다.
특히 삼성SDI는 현재 미시간주에 배터리 조립 공장을 운영하고 있어 부지 확보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의 전기차 배터리 [사진=삼성SDI] |
관련 여건도 무르익고 있다. 삼성SDI는 최근 '제2의 테슬라'로 불리는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에 원통형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었다. 리비안이 올해 출시하는 전기 'R1T'와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R1S'에 삼성SDI 배터리가 탑재될 예정이다.
테슬라의 거래 가능성도 열려 있다. 삼성SDI는 지난해 4분기부터 테슬라에 ESS(에너지저장장치) 배터리 공급을 재개했다. 이는 2015년, 2017년에 이어 세 번째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SDI가 ESS용으로 공급하는 배터리는 전기차용 배터리와 사이즈가 거의 동일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삼성SDI가 테슬라와 신뢰가 쌓아 전기차 배터리 공급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yuny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