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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외교전문가들 "남북관계 최종 목표는 한반도 비핵화, 러·한·미 외교 협력도 가능"

기사등록 : 2021-05-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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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방문 박병석 국회의장, 25일 한반도 전문가 간담회
"러시아·중국도 북한이 대화 테이블 나오도록 설득해달라"

[모스크바=뉴스핌] 김현우 기자 = 러시아 외교 전문가들은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남북관계의 최종적 목표로 한반도 비핵화를 말한 것에 러시아도 이견이 없다"며 "한반도 평화 정착에 러시아와 한국, 미국의 외교적 협력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25일 러시아 모스크바 롯데호텔에서 한반도 정세전문가 초청 간담회를 갖고 러시아 외교전문가들과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는 주한대사와 주일대사를 역임한 예브게니 아파나시예프 노바텍사 고문, 글렙 이바센초프 전 주한대사, 올렉 다비도프 전 외교부 북핵담당특임대사, 전 타스통신 북한지국장을 지냈던 알렉산더 제빈 전 주북한러시아대사관 참사관 등이 참석했다.

전문가들은 한미정상이 외교적 해법을 합의한데다 지난 2018년 북미정상회담·남북정상회담 경험이 있는 만큼 남북관계 회복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그 전제조건으로 남북대화 재개와 북핵에 국한되지 않는 다방면의 협력 구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진=국회 제공] 박병석 국회의장이 25일(현지시간) 오후 러시아 모스크바 롯데호텔 2층 에메랄드 홀에서 열린 '한반도 정세전문가 초청 간담회'에 참석한 제빈 전 주북한러이사대사관 참사관과 주먹 인사를 하고 있다. 2021.05.25

다비도프 전 북핵담당특임대사는 "바이든 행정부는 북핵문제 해결 방법으로 외교적 해법을 사용하겠다 했고, 한국에서도 대화로 해결을 추진 한다"며 "6자회담에 참여했던 성김 전 주한미국대사가 대북특별대표로 임명된 것도 환영할 만한 일이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특히 러시아 입장도 다르지 않다고 강조하며 러시아와 한미간의 외교적 협력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정상회담에서 최종적인 남북관계 목표로 한반도 비핵화를 제시한 것에는 러시아도 이견이 없다"며 "푸틴 대통령도 북한의 핵보유 지위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와 한국, 미국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새로운 협력의 장도 열 수 있다"며 "한반도 긴장완화, 남북관계 회복은 북핵위협이 존재하는 한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제빈 전 주북한대사관 참사관은 "북한측 입장은 바이든 대통령에 매우 부정적"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이 미 의회에서 연설한 내용은 여전히 적대적이고 변화가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첫 의회 연설에서 "미국의 안보와 세계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되는 이란과 북한의 핵 프로그램에 대해 우리는 동맹국들과 긴밀히 협력해 외교와 단호한 억지(stern deterrence)를 통해 양국이 제기하는 위협에 대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도 북한을 향해 "세계에서 가장 억압적이고 전체주의적 국가 중 하나"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에 북한은 "확실히 미국 집권자는 지금 시점에서 대단히 큰 실수를 했다"는 담화를 발표하며 날을 세웠다. 

제빈 전 참사관은 "북미대화가 재개될 가능성도 있지만 완전한 비핵화 같은 성과는 단기적으로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사진=국회 제공] 박병석 국회의장이 25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롯데호텔 2층 에메랄드 홀에서 한반도 정세전문가 초청 간담회를 열고 러시아 외교전문가들과 의견을 나눴다.2021.05.25 

이바센초프 전 주한대사는 "남북관계 정상화와 한반도 핵문제 해결은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두 개의 바퀴"라고 강조했다. 선비핵화·후협상이 아닌 단계적이고 동시적인 방법을 택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바센초프 대사는 2018년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과 평양 남북정상회담을 들어 한반도 평화 가능성이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이바센초프 대사는 "지난 2018년에는 남북 긴장 완화의 유의미한 합의가 있었다"라며 "남북한이 더 이상 전쟁과 같은 상황을 만들지 않고 남북이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다는 점도 보여줬다"고 말했다.

아파니시예프 노바텍사 고문은 남북한 평화 정착을 위해서는 핵문제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우선 다양한 채널로 대화를 재개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정상간의 대화가 가장 중요하다. 대화 내용의 공개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며 비공식·공식 여부를 따지지 않는 남북대화 재개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반도 문제는 핵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이산가족·경제·외교협력이 있을 수 있다"며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가는 과정에서 핵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흐른다고 본다"면서도 "대북제재 해제를 통한 북한 관계 개선만으로는 북핵 포기를 이끌어 낼 수 없다. 단계적으로 우호적으로 한 걸음을 내딛어야 평화 정착이 가능하다. 이는 러시아도 지지하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6자회담과 같은 다자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아파니시예프 고문은 "다자 대화 프로세스에서 북한의 안보 보장은 물론, 경제적 관점도 중요하다"며 "안타깝게도 (남북한-러시아) 철도연결과 가스파이프 연결 논의가 멈췄지만 경제협력도 한반도 문제 해결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 이야기를 들은 박병석 의장은 "오바바 정부의 전략적 인내도, 트럼프 정부의 톱다운에 의한 일괄타결도 성공하지 못했다는 것을 바이든 정부도 알고 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포괄적 합의, 단계적·점진적 발전이 현실적 방안이다"라고 답했다.

이어 박 의장은 "이제 북한이 응답하고 대화에 나설 때"라며 "러시아도 중국도, 북한이 대화에 복귀하도록 설득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withu@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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