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북한이 최근 김정은 총비서 바로 아래에 '제1비서' 직책을 신설하고 이를 노동당 규약에 포함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1일 북한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1월 열린 제8 당대회에서 당규약을 개정하고 26조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 부문에 '제1비서, 비서들을 선거한다', '제1비서는 조선노동당 총비서의 대리인이다'라는 내용이 추가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겸 총비서가 지난 6일부터 사흘간 진행된 노동당 제6차 세포비서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처] 2021.04.07 |
이는 김 총비서의 뒤를 이은 사실상의 당 2인자 지위가 공식화된 것으로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북한은 아직까지 제1비서가 누구인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유력한 후보로 김 위원장의 최측근인 조용원 당 조직비서가 거론된다.
조용원 비서는 지난 1월 8차 당대회에서 고속승진해 주목받았다. 김 총비서의 신임을 바탕으로 정치국 상무위원에 오른 그는 김 총비서 앞에서 고위 간부들을 거침없이 비판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지난 1월 당대회 열병식에서 김 총비서와 같은 디자인의 가죽 롱코트를 김여정, 현송월 부부장과 함께 입은 모습이 포착되며 김 총비서의 최측근임을 드러내기도 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1비서직이 행정상 편의에 그치는 것일지, 사실상 2인자로서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는 것인지는 두고봐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조용원이 사실상 김 총비서와 비서, 당원들을 연결하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제1비서의 역할을 행정상 목적에 한정한다면 제1비서직에 오를 수 있는 사람은 조용원 외에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밖에 개정된 당규약에서는 김일성·김정일 시대의 상징인 '선군정치' 대신 '인민대중제일주의정치'라는 표현이 들어갔다. 김일성·김정일의 이름과 '주체', '선군' 등 용어도 대거 배제됐다.
통일과업 부분에서도 "전국적 범위에서 '민족해방민주주의혁명'의 과업 수행"을 "전국적 범위에서 사회의 자주적이고 민주적인 발전 실현"으로 대체했다. 이를 두고 북한이 적화통일 의지를 사실상 내려놓은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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