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조국 사태' 사과에 대한 당내 불만이 2일 공개적으로 분출되고 있다.
'강성 친문(親文)'으로 분류되는 정청래 의원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한 데 이어, 김한정 의원은 "당이 왜 나서냐"고 반발하고 나섰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소통·민심경청 프로젝트 대국민 보고를 마친 뒤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2021.06.02 leehs@newspim.com |
송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조국 사태와 관련 "기득권에 안주해 자녀 교육, 입시에 있어서 공정 가치를 훼손했다"며 "기회가 있지 않은 청년들에게 상처줬던 점에 대해서는 반성해야 한다"고 사과했다.
송 대표는 "민주당은 조국 전 장관의 문제로 인해 2030 청년세대들이 공정 가치를 상실했다는 마음을 안아야 한다"며 "이는 비단 조국 전 장관 문제뿐만 아니라 우리 세대 전체가 함께 반성해야 한다"고 했다.
곧바로 조 전 장관은 페이스북에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썼지만 친문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김한정 의원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글에서 "이제 조국 교수를 좀 놓아주자"며 조 전 장관을 엄호하고 나섰다.
그는 "무슨 대역죄인도 아니고, 30년 이상 지기인 내가 아는 인간 조국은 파렴치한 근처에도 못 간다. 골라 패도 정도가 있지 너무 심하다. 당이 왜 나서냐"고 질타했다.
그는 "본인은 이미 수차례나 대국민 사과했다. 가족이 기소된 내용은 본인의 방어권을 존중해줘야 한다"며 "정작 본인은 '자기를 밟고 앞으로 가라'고 말하지만, 댱까지 나서서 부관참시도 아니고 밟고 또 밟아야 하느냐"고 했다.
이어 "그러면 지지도가 올라가나. 조국이 무슨 대선후보인가. 조국 때문에 대선 망쳤다 소리할 사람이면 민주당 후보로 나서지도 말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다른 것은 다 잘했는데, 조국 때문에 민심 악화가 됐나"라며 "이제 좀 정상으로 돌아가자"고 성토했다.
친문 그룹 정청래 의원 역시 송 대표 사과 직후 페이스북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누가 뭐래도 검찰개혁의 희생양"이라며 "(조 전 장관을) 더 힘차게 지켜줬어야 하는데 미안하다"고 말했다.
이어 조 전 장관을 향해 "위로를 드린다. 검찰과 언론에 당할 때 더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며 "'조국의 시간(자서전)'을 읽으면서 조국 장관이 느꼈을 고통의 무게를 함께 감당해 보겠다"고 했다.
강성 지지층 역시 거세게 반발했다.
당대표 기자간담회가 중계된 민주당 유튜브 채널 실시간 채팅창은 송 대표 사퇴를 촉구하는 메시지로 도배됐다. 일부 지지자들은 송 대표 핸드폰 번호를 공유하며 '문자폭탄'을 예고하기도 했다.
송 대표 측근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성난 민심을 달래고 차기 대선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선 '조국 사태'에 대한 사과는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라며 "강성 지지층의 반발은 어느 정도 예상한 일"이라고 전했다.
chojw@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