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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복합개발사업 1호 사업지 은평 증산4구역…"20년 기다린 재개발" 환영

기사등록 : 2021-06-12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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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차례 재개발 시도…매번 후보지 문턱서 고배 마셔
선정 후 투기세력 극심…"매물 없어 빈손으로 돌아가"
"주민 동의률 75% 이상…주민들 재개발 열의 뜨겁다"

[서울=뉴스핌] 유명환 기자 = "서울 공공주도 복합개발사업 후보지 중 가장 빠르게 사업이 착수될 겁니다. 20년간 손꼽아 기다리던 재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는 것에 주민들의 기대감도 높아요."(중산4구역 조합원 정모 씨)

서울 은평구 증산뉴타운 중 최대 규모인 옛 증산4구역이 지난 3월 31일 정부가 발표한 '도심공공주택 복합사업' 후보지로 선정된 이후 사업 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구역은 총 4000가구 매머드급 대단지로 조성될 전망이다.

지난 11일 찾은 중산4구역 주민들은 사업 추진을 위해 다양한 의견을 모으고 있었다. 김지민(45)씨는 "사업에 대한 뚜렷한 방향성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주민들 의견을 종합해 시와 구청에 전달하기 위한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있는 중"이라며 "의견수렴이 끝나면 해당 사용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서울 은평구 증산4구역 일대에 도심공공주택 복합개발사업 축하하는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다.[사진=유명환 기자] 2021.06.11 ymh7536@newspim.com

◆ 20년 재개발 숙원사업 해결할 기회

1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2·4 공급대책을 통해 추진 중인 도심공공주택 복합개발사업의 선도사업 후보지 중 은평구 증산4구역이 사업의 본격 추진에 필요한 주민 동의 요건을 확보한 1호 사업지가 됐다.

은평구 증산4구역은 도심 공공주택 복합개발사업 21곳 후보지 가운데 사업 열의가 가장 높은 지역은 20여년간 재개발을 숙원사업으로 추진해왔다.

수색·증산뉴타운에서 규모가 가장 큰 알짜 재개발 사업지로 꼽히는 증산4구역은 수차례 개발 사업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사업 추진 13년 만인 지난 2019년 6월에는 서울시 1호로 일몰제를 적용받아 구역 지정이 해제된 바 있다.

이후 대안으로 역세권임대주택 사업을 모색했으나 서울시가 "정비구역 해제지역의 경우 역세권 시프트 개발사업 대상지에서 제외한다"고 선을 그으면서 또 다시 재개발 사업이 무산됐다.

최근에는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재개발로 사업 방향을 선회했지만, 1차 공모결과 노후도 등 조건이 맞지 않아 후보지에서 탈락했다. 이후 증산4구역 재건축 추진위원회는 정부와 자치구가 적극 독려하고 있는 공공주도 복합사업으로 무게 추를 옮겼다.

박홍대 증산4구역 재개발 추진위원은 "지난 20여년 동안 민간 주도 재개발을 추진했으나 실패했던 아픔이 있는 곳"으로 "기존 추진했던 사업은 주민 간의 갈등이 빚어져 동의서를 제대로 걷지 못했거나 개발지역 선정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등 어려움이 있어 주민들의 피로감은 극에 달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공주택복합사업은 정부와 지자체의 의지가 큰 만큼 속도감 있게 추진될 것으로 주민 대다수가 생각하고 있다"며 "올해 안에 구역지정과 시공사 선정까지 마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서울 은평구 증산4구역 일대 전경.[사진=유명환 기자] 2021.06.11 ymh7536@newspim.com

◆ 4139가구 규모 매머드급 단지 조성

은평구에서는 도심공공주택 복합개발사업 후보지로 증산4구역을 비롯해 녹번동 근린공원 인근, 녹번역과 연신내역 인근 등 9곳이 선정됐고, 총 1만2000가구가 새로 들어설 예정이다.

이 중 발표 후보지 중 최대 규모인 16만6022㎡의 증산4구역에는 4139가구 규모 매머드급 단지가 조성될 전망이다. 공공주도 사업으로 '은평뉴타운' 이후 약 15년 만에 미니 신도시가 생기는 셈이다. 정부는 2025년부터 주택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공공 재개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투기세력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증산4구역 G공인중개 대표는 "지난 5월 정부가 도심공공주택 사업 후보지를 발표하기 며칠전부터 외지인들이 몰려와 급매나 단독주택을 찾는 이들이 늘어났다"며 "시세 차익과 분양권을 얻기 위해 매물을 찾는 사람들이 몰려왔지만 집을 내놓겠다는 집주인이 없어 다들 빈손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주변 아파트 시세를 상승세다. 이 구역 인근에 있는 증산2구역의 증산동 DMC센트럴자이(2022년 3월 입주) 분양권 실거래 평균가는 이미 14억원을 넘어선 상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DMC센트럴자이' 전용면적 85㎡의 경우 올해 1월14일과 24일 각각 14억2839만원, 14억4778만원에 분양권이 거래됐다.

증산4구역은 주민동의률도 큰 문제가 안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도심공공주택 복합개발사업은 이번 후보지 선정에 이어 소유주 동의 10%를 받아야 예정지구로 지정되고, 지정 이후 1년 이내에 토지주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사업이 확정된다.

박홍대 위원은 "작년 75% 이상의 주민 동의율이 나왔던 만큼 재개발 열의가 뜨겁다"면서 "한 달에서 길게는 석 달이면 주민 동의 절차가 마무리될 것"이라고 봤다.

전문가들도 사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공공주도 개발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주민동의율이란 관문을 넘었고, 업무지구와 가까운 대규모 지역이라 사업성도 있는 곳이어서 순조롭게 진행되리라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업이 모범적 진행되면 주거환경 개선을 바라는 주변 지역 주민들에게도 영향을 미쳐 연쇄적으로 개발을 촉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ymh753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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