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노동자 과로사 방지 대책을 요구하며 무기한 파업에 돌입한 택배 노동자들이 15일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수칙에 따라 경찰이 집회를 제한하면서 곳곳에서 충돌이 발생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여의도공원에서 '사회적 합의 완전 승리' 상경투쟁 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전국 택배노조 소속 280개 지부 조합원 4000여명이 운집했다.
이들은 '단결 투쟁'이라고 적힌 머리띠를 두르고 공원에 집결했다. 1박 2일 노숙농성에 대비, 침낭과 돗자리 등을 챙겨온 이들도 있었다. 당초 택배노조는 국회와 여야 정당 중앙당사, 우체국 등 여의도 일대 15곳에서 산발적 집회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계획을 변경해 여의도공원에서만 모여 투쟁을 벌였다.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 소속 노조원들이 15일 서울 여의도 공원에서 열린 1박 2일 상경투쟁 집회 도중 경찰과 충돌했다. filter@newspim.com |
노조원들이 현장에 속속 모이자 경찰은 자진해산을 요구하며 즉각 대응에 나섰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다수 인원이 밀집해 미신고 집회를 강행하는 등 방역수칙을 위반할 시에 관련 법령에 따라 해산 절차 진행 및 사법·행정 절차 등 엄정 대응하겠다"고 했다. 영등포구청 소속 공무원들도 현장에 나와 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른 마스크 쓰기와 거리두기 이행을 촉구했다.
경찰은 이날 여의도 일대에 50개 중대 3000여명 경력을 투입,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특히 경찰은 집회에 사용될 무대 장치 설치 및 음향 장비 반입을 차단하고, 국회 방향으로의 거리행진을 원천 봉쇄하면서 곳곳에서 크고 작은 충돌이 벌어졌다.
이에 집회는 예정된 시간보다 30분 늦은 오후 2시 30분에 시작됐다. 경찰의 협조 요청 속에 질서를 유지하던 현장은 그러나 오후 2시 40분쯤 아수라장이 됐다. 음향 장비 반입을 경찰이 막자 일부 노조원들은 "폭력 경찰 막아라", "집회를 방해하지 말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경찰을 향한 고성과 욕설도 쏟아졌다.
음향 장비를 실은 노조 측 차량이 공원 인근 도로로 오자 양측의 충돌은 더욱 거세졌다. 경찰이 자진해산 방송을 하자 일부 노조원들은 경찰을 밀어내며 차량에서 마이크와 엠프 등 음향 장비를 꺼내 옮겼다. 노조원들은 "단결 투쟁"을 외치며 박수를 치며 환영했다.
노조는 국회에서 택배 노동자 과로사 방지 대책을 논의하는 2차 사회적 합의기구 회의에 맞춰 이날부터 다음날까지 1박 2일 동안 노숙농성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이날 오후에는 사회적 합의기구 논의 결과를 보고하고, 택배 노동자 투쟁 문화제를 이어간다.
남희정 택배노조 서울지부장은 "재벌 택배사들도 사회적합의를 마무리하자고 하는데 우정사업본부는 노동자의 투쟁의 앞길을 막아설 줄 몰랐다"며 "청와대가 우정사업본부를 제대로 막아내지 못한다면 문재인 정부가 노동 정부라고 할 수 있겠느냐"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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