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철광석 등 원료값 급등에 따라 상반기 오른 철강재 가격이 하반기에도 오른다. 포스코 등 국내 철강사는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조선사와 선박용 후판 가격 협상에 나설 방침이다.
원료값 인상으로 인한 후판 가격 인상은 철강사의 수익성 증가로 이어지는 반면, 조선사에는 원가 부담이 가중되기 때문에 양측의 합리적인 타협점이 필요해 보인다.
16일 철강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3사와 하반기 후판 가격 인상 협상을 준비하고 있다. 앞서 포스코는 지난 4월 조선3사와 후판 가격을 톤당 약 10만원 인상한 85만원에 합의한 바 있다.
통상 철강사는 조선사 등 수요처와 연간 2~4회 가격 협상을 하고 있다. 후판 가격이 오른지 얼마되지 않은 시점에서 추가 협상을 준비하는 이유는 지속적인 원료값 인상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철강사가 생산 공정을 100% 가동해도 수요를 맞추기 못할 만큼 공급이 달리는 상황이다. 조선 뿐만 아니라 자동차와 가전, 건설 등 철강 수요 증가에 따라 대부분의 철강재가 부족하다.
이 가운데 후판은 선박 원가의 약 20%를 차지하는 만큼, 조선사의 수익성과 직결된다. 올들어 조선사들이 수주 릴레이를 거듭하면서도 원가 상승으로 인한 수익성 저하를 우려하는 이유다. 또 자동차의 경우 강하면서 가벼운 초고장력 강판 및 특수강 등 고가의 철강재가 들어간다.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 [사진=포스코] |
그나마 선박 가격인 선가가 조금씩 상승하는 점은 다행스럽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클락슨 신조선가 지수(Newbuilding Price Index)'는 136.1포인트(p)로 6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가 2014년 12월 137.8p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선박용 후판 가격은 현재 약 85만원/t이지만 하반기 약 5만~10만원 정도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사 등 대량 공급이 아닌, 유통용 후판 가격은 상반기에 지속적으로 올라 약 130만원/t 수준인데, 하반기부터 약 10만원 정도 인상될 것으로 전해졌다.
철강사는 조선사 등과의 고통 분담 차원에서 가격 인상을 최소화하겠다는 내부 방침을 세웠다. 철강 업계 관계자는 "철강사가 철강재 가격을 올리는 게 아니라 국제 철강 시세에 맞춰 오르는 것으로, 하반기 후판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 선박용 후판 가격 85만원/t은 국제 철강 시세의 거의 반값에 불과해 인상이 시급한 실정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포스코와 관련해 이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원재료, 특히 철광석 가격 상승 영향으로 2~3분기 제조원가 부담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판매 가격 인상 폭이 상대적으로 더 크게 나타나며 스프레드 개선세가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중국 칭다오항 기준(CFR) 철광석 가격은 전일 기준 221.87달러/t다. 지난달 12일 237.57달러의 역대 최고치 경신 후 등락을 이어가다가 최근 일주일 동안 다시 상승 중이다.
철광석 가격은 지난해 5월부터 지속적으로 오르다가 지난달 초 200달러/t를 넘어섰다. 역대 최저치인 2015년 12월의 38.30달러/t 대비 6배 뛰었다. 중국과 일본 철강사들도 자국의 철강 수요 증가에 공급 물량이 부족한 실정이다. 중국산·일본산 후판 가격도 국산 보다 훨씬 비싸다.
철광석을 비롯해 고철 생철, 열연 코일, 제철용 원료탄 등 철강 원자재 가격이 전부 오름세다. 단적으로, 고철 생철은 현재 47만원/t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80% 치솟았고, 연초 대비로는 25%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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