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전국 시·도에서 민생치안을 담당하는 자치경찰제가 지난 1~6월 시범운영 기간을 거쳐 드디어 오는 7월부터 전국에서 전면 시행됩니다. 자치경찰은 현행 경찰 조직체계를 유지하면서 자치경찰 사무의 지휘·감독권을 지방자치단체에 부여하는 제도입니다. 자치경찰이 생활안전과 교통, 경비 등 지역 치안 업무를 담당하면서 지역별 특성에 맞는 맞춤형 치안서비스가 강화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뉴스핌은 자치경찰 도입으로 앞으로 지역 주민들이 받게 될 달라진 치안서비스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 지난 5월 11일 인천 서구에 있는 한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주부 A(32) 씨가 교통사고를 당해 숨졌다. A씨는 딸(4)을 유치원에 데려다 주기 위해 횡단보도를 건너던 중 승용차에 치였다. A씨 손을 잡고 길을 건너던 딸은 바닥에 넘어져 다리뼈가 부러졌다.
스쿨존 교통사고가 여전히 빈발하면서 자치경찰을 준비하는 전국 시·도자치경찰위원회가 스쿨존 내 교통사고 예방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경찰과 지방자치단체의 협업으로 안전시설 확충 및 스쿨존 사고 예방 효과가 기대된다.
18일 경찰청에 따르면 인천시자치경찰위원회와 경남도자치경찰위원회는 스쿨존과 통학로 교통안전을 자치경찰 핵심 사업으로 추진한다.
◆ 스쿨존 안전시설 확충 및 개선 총력
인천경찰청은 일찌감치 스쿨존 교통안전을 자치경찰 1호 과제로 선정했다. 지난 3월에도 인천 중구의 한 스쿨존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초등학교 4학년 학생이 화물차에 치여 숨진 사고가 발생하는 등 스쿨존 교통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 미추홀구의 스쿨존 2021.04.27 hjk01@newspim.com |
인천청은 초등학교 인근 스쿨존에 무인 감시카메라를 약 80대 늘려 233대까지 확충한다. 스쿨존 횡단보도를 건너기 전에 안전하게 대기할 수 있도록 표시한 '옐로카펫'은 179곳에서 257곳으로 확대한다. 스쿨존 내 고속방지턱도 늘리고 횡단보도 신호기 등도 추가로 설치한다.
인천시자치경찰위원회 관계자는 "위원회 출범 전에도 스쿨존 교통사고가 빈발했다"며 "안전한 인천시를 만들기 위해 교통안전 사업을 확대한다"고 말했다.
경남경찰청은 안전한 어린이 통학로 마련을 1호 사업으로 추진한다. 경남청은 어린이 통학로 환경 개선 작업을 진행하고, 차도와 인도 구분이 제대로 안 돼 있는 통학로를 정비하는 보도 개선 작업을 실시한다. 안전펜스도 확충하고 CC(폐쇄회로)TV도 확대 설치한다.
또 하교 시간에 맞춰 스쿨존 내 위법행위를 집중 점검한다. 교통경찰이 오후 2시부터 오후 6시까지 4시간 동안 캠코더를 활용해 단속을 한다.
경남청 관계자는 "어린이 통학로 주변 시설을 개선하고 단속을 강화한다"며 "스쿨존을 포함해 무인 감시카메라를 확대하고 보행로를 개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 관련 예산 확보에 지자체 적극 협조
자치경찰 시행으로 교통안전시설물 확충은 더 많이 그리고 더 빨리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자치경찰 시행 전에는 경찰이 지자체에 관련 예산을 지원받았으나 앞으로 시·도자치경찰위에서 의결하면 경찰이 지자체를 통해 예산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천시의 경우 스쿨존 안전시설 확충을 위해 추가경정예산안에 관련 예산 153억원을 반영했다. 경남도도 경남청과 협의해 관련 예산 수십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경찰 자체 예산도 있지만 교통안전시설 관련 예산은 지자체가 더 많다는 게 지자체와 경찰 측 설명이다. 실제로 '안전속도 5030' 사업의 경우 경찰청 예산이 18억원인 반면 지자체 예산은 4713억원에 달한다.
교통안전시설 설치 기간도 줄어들 전망이다. 현재 경찰이 심의해 지자체에 통보하면 지자체 결정까지 1~2년 걸린다. 하지만 시·도경찰위 의결을 통해 소요 기간을 6개월까지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스쿨존 교통사고 예방 활동으로 경찰이 제시한 목표도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경찰청은 지난해 1월 행정안전부와 국토교통부 등 관계 부처 합동으로 '어린이 보호구역 교통안전 강화대책'을 발표하며 2022년까지 스쿨존 어린이 교통사고 사망자를 단 한 명도 발생하지 않도록 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2021.06.17 ace@newspim.com |
이에 더해 스쿨존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했을 때 가중처벌하는 이른바 '민식이법' 시행의 영향으로 스쿨존 내 어린이 교통사고 사망자는 감소세로 돌아섰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스쿨존 내 어린이 교통사고 사망자는 2019년 6명에서 2020년 3명으로 감소했다. 부상자도 589명에서 507명으로 82명 감소했다. 스쿨존 교통사고는 567건에서 483건으로 84건 줄었다.
경찰청 관계자는 "스쿨존 교통안전에 대한 국민 수요가 커지고 있다"며 "스쿨존 사망 제로화를 이룰 수 있도록 자지경찰 활동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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