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이 "그동안 공정성 논란 등 시행착오가 있었다"며 국민들에게 송구하다는 입장을 17일 밝혔다.
김 처장은 이날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공정성 논란이 일지 않도록 좀 더 신중하게, 무겁게 일처리를 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점 사과드린다"며 이 같이 말했다. 공수처 출범 직후 이성윤 서울고검장 특혜 조사 논란에 대한 사과로 풀이된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지난 2월 2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공수처장 초청 관훈포럼에 참석해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1.02.25 yooksa@newspim.com |
김 처장은 "현재 국민의 신뢰를 받고 있는 헌법재판소나 국가인권위원회도 명실상부하게 국가기관으로 자리를 잡는 데에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단 몇 달 만에 공수처가 수사역량을 제대로 갖추고 자리 잡으리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적어도 몇 년은 걸릴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공수처가 그동안 자리를 잡는 과정에서 시행착오가 있었다. 새삼스럽게 사과함으로써 새로 문제를 만든다는 지적도 있었다"면서도 "그러나 저는 지나간 과오라 하더라도 인정하고 시정하는 것이야말로 올바른 길로 가는 첩경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 처장은 최근 정치적 논란이 일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조희연 서울시교육청 교육감 수사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현재 공수처는 다른 수사기관에서 이첩받은 사건이나 국가기관에서 수사의뢰받은 사건, 그리고 고소·고발 사건 중에서 선별해 사건을 수사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그 과정에서 수사대상이 누구인지, 사건 내용이 무엇인지 등에 따라서 정치적 사건이라 보시는 사건들이 다수 있는 것 같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공수처가 정치적 중립성을 지킨다는 명목 하에 정치적 논란이 있을 수 있는 사건들은 모두 다 피하고 그 외의 사건들로만 수사하기도 어렵고 그것이 바람직하지도 않아 보인다"고 했다.
김 처장은 "중요한 것은 정치적 논란이 있는 사건이라 해서 무조건 피하기보다는 그러한 사건을 수사하더라도 정치적인 고려나 판단 없이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른 법률적인 판단과 결정을 하라는 것이 국민의 요청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어떤 사건을 수사하는지보다는 어떤 방식으로 수사하고 결론을 내는지가 더 중요하다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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