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지혜 기자 =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사업 분할을 검토한다. 배터리 사업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여러 방안 중 하나로 배터리 사업 분할을 고민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김준 총괄사장, 김종훈 이사회 의장 등 전체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SK이노베이션 스토리 데이(Story Day)'를 열고 회사의 정체성을 완전히 바꾸겠다는 '파이낸셜 스토리'를 발표했다.
[서울=뉴스핌] 박지혜 기자 =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이 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 스토리 데이'에서 SK이노베이션이 '탄소 사업에서 그린 중심 사업'으로 회사의 정체성을 완전히 바꾸겠다는 '파이낸셜 스토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SK이노베이션] 2021.07.01 wisdom@newspim.com |
이날 SK이노베이션은 현재 사업부 형태인 배터리 사업과 석유개발(E&P) 사업에 대해 분할을 각각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준 총괄사장은 "자회사에 대한 지분매각, 자산효율화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 옵션에 대한 검토를 실행 중"이라며 "현재 E&P, 배터리 사업 최적화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배터리 사업 분사에 대해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며 구체적인 일정은 밝히지 않았다.
김 사장은 "배터리 사업 분할은 기업공개 시점과 연계해 탄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며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이 시장에서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을 때 기업공개를 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
이어 "이사회 승인도 받아야 하고 당장 분할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도 아니다"며 "IPO 시점에 대해서는 시장의 공감대 형성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배터리 사업의 미국 나스닥 상장 검토에 대한 질문에는 "글로벌 비즈니스를 하면서 나스닥 부분을 어떻게 인식하고 활용할 지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될 과제"라며 "나스닥 상장이나 국내 동시 상장도 옵션으로 놓고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배터리 사업 분사 이후 SK이노베이션의 기업가치 하락 우려에 대해서는 "SK이노베이션의 디스카운트 폭을 줄이기 위해 자체적으로 연구개발(R&D)을 적극 강화하고, 신규 사업을 개발해 가치를 창출하겠다"고 언급했다.
업계에서는 경쟁사인 LG에너지솔루션이 먼저 IPO를 공식화했기 때문에 SK이노베이션도 연내 배터리 사업 분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3년간 이어온 LG에너지솔루션과의 분쟁도 종료돼 안정적인 환경이 마련됐으며, 대규모 시설투자를 진행하기 위한 자금조달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서울=뉴스핌] 박지혜 기자 =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 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 스토리 데이'에서 '1테라와트+α' 수주 배터리 사업을 축으로 한 분리막 추가 확장과 폐배터리 리사이클과 같은 신규사업 진출 등을 '파이낸셜 스토리' 혁신을 완성하기 위한 구체적 실천 방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사진=SK이노베이션] 2021.07.01 wisdom@newspim.com |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부 대표는 "배터리 공장 증설 속도가 빨라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며 "최근 2~3조원의 배터리 투자가 매년 이뤄지고 있는데 투자 타이밍을 놓치지 않기 위해 빨리 (분사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현재 배터리 수주 잔고는 1테라와트 이상이다. 1테라와트는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사업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우겠다고 밝혔던 2017년 5월 당시의 60GWh 보다 약 17배 늘었다. 한화 환산시 130조원 이상이다.
또 현재 진행 중인 수주 프로그램이 완성되면 수주 잔고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내년 말에는 월 판매량에서도 세계 3위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했다.
생산 규모도 현재 40GWh(기가와트시) 수준에서 ▲2023년 85GWh ▲2025년 200GWh ▲2030년 500GWh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지 대표는 최근 폭스바겐의 각형 배터리 사용 확대 발표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은 파우치형 배터리에 주력하고 있다.
지 대표는 "여전히 파우치형 배터리를 선호하는 회사가 다수이고 시장에서의 영향은 크지 않다"며 "각형, 원통형 등 다른 배터리 형태도 검토하고 있지만 기존 파우치형 배터리의 장점을 살려가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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