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주요뉴스 오피니언

[현장에서] '최장수' 홍남기 부총리의 '이모작' 고민

기사등록 : 2021-07-01 16:55

※ 뉴스 공유하기

URL 복사완료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매월 한두번 강원도 방문…강원도지사 출마설
부총리 사퇴시기 주목…연말까지는 결정할 듯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역대 최장수' 부총리 타이틀을 갖고 있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최근 고민은 '인생 이모작'을 선택하는 것이다.   

홍남기 부총리는 문재인 정부의 부름을 받아 지난 2018년 12월 '경제사령탑' 자리에 올랐다. 김동연 전 부총리에 이어 문재인 정부 2기 경제부총리를 맡아 각종 현안에 대응하면서 '대책반장' 역할을 해왔다.   

정성훈 경제부 차장

평소 '일벌레'로 불리는 홍 부총리는 밤낮없이 일했다. 같이 일해본 직원들은 혀를 내두를 정도다. 그렇게 쉼없이 달려오다보니 어느새 역대 최장수 부총리 명예를 얻게 됐다.

문재인 정부 마지막해에 들어서면서 이제 홍 부총리도 선택의 기로에 섰다. 부총리 직을 계속 유지해야 될지, 아니면 인생이모작을 준비해야 될지를 하루 빨리 결정해야 한다. 물론 '언제까지 부총리 자리에 있을꺼냐'고 뭐라는 사람은 없을테지만, 홍 부총리 스스로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 왔다는 걸 느낄 것이다.      

홍 부총리의 선택지는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역대 경제부총리들의 사례를 보면 정부의 녹을 계속 먹거나 정치권에 뛰어들었다. 이전 부총리인 김동연 전 부총리는 대선 주자로도 이름이 오르내린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선택은 강원도지사 출마일 것이다. 강원도 춘천이 고향인 홍 부총리는 부총리직을 수행하면서도 한 달에 한 두번 강원도를 찾아 민심을 살폈다. 많을 때는 일주일에 한 번씩 강원도를 방문하기도 했다. 

때문에 홍 부총리가 강원도지사 출마를 염두해 준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홍 부총리는 얼마 전 대정부질문에서 강원도지사 출마 의혹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에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최근 거취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도 "소명을 갖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놨다. 

홍 부총리가 강원도지사 선거전에 뛰어들 경우 당선 여부는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다. 현재 차기 강원도지사 후보군으로는 홍 부총리와 함께 춘천이 고향인 김진태 전 의원과 강원도 강릉 출신인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한 차례 강원도지사 경험이 있는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거론된다.

이들 후보들과 당선 가능성을 점쳐본 지역 언론은 네명의 후보가 박빙의 승부를 펼칠 것으로 분석했다. 경제부총리의 청렴한 이미지를 내년 6월 1일 강원도지사 선거까지 끌고 갈수만 있다면 당선 가능성은 충분하다. 

문제는 부총리 사퇴 시점이다. 내년 지방선거일까지는 정확히 11개월이 남았다. 쟁쟁한 후보들과의 경쟁에서 이기려면 하루 빨리 지역구로 내려가 텃밭을 다져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녹녹치 않은 상황이다. 내년 대선까지 불과 9개월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부총리 직을 수행할 적임자를 찾기란 쉽지 않다. 물론 손들고 나서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관례상 대통령이 바뀌면 부총리도 교체한다. '경제사령탑'으로 불리는 경제부총리 자리는 한국의 경제를 진두지휘하는 상징적인 자리이기 때문이다.  

공무원이 공직선거 후보로 나서려면 선거일 90일 전까지는 그 직을 그만둬야 한다. 홍 부총리가 강원도지사 선거에 나서려면 최소 내년 2월까지는 직을 내려놔야 한다. 사퇴 시점을 최대한 미룬다고 해도 지금부터 불과 8개월 가량 남았다. 쟁쟁한 후보들과 어깨를 나란히 경쟁하려면 늦어도 연말까지는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   

홍 부총리는 당장 다음달 9~10일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참석을 앞두고 있다. 최근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G20 참석 의지를 강하게 밝힌 바 있다. 기자들과 정례 모임도 꾸준히 하겠다고 약속했다. 당장 자리에서 물러날 뜻은 없어보인다. 홍 부총리가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관심이 주목된다. 

jsh@newspim.com

<저작권자©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