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정한 기자 =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426km라던 메르세데스 벤츠 전기자동차 'EQA' 모델의 국내 인증 주행거리가 306km로 발표됐다. 5990만원대 벤츠 전기차라며 구매 관심을 보였던 고객들은 예상보다 짧은 주행거리에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국내·외 주행거리는 왜 달라진 걸까.
◆"300km 후반 예상했는데" 소비자들 당황
2일 업계에 따르면 벤츠 'EQA 250' 모델의 1회 충전 국내 주행거리가 306km로 발표됐다. 인증 전 벤츠는 유럽 WLTP 기준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를 426km로 발표한 바 있다. 소비자들은 측정치가 비슷했던 차종을 바탕으로 국내 인증 주행거리를 300km 중후반대로 예상했었다.
[사진=벤츠] |
성능이 다른 차종을 놓고 인증 주행거리를 예측하는 건 정확하지 않다. 하지만 빠르게 소진되는 전기차 보조금과 차량 인도 시기를 고려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선 비슷한 차종을 놓고 국내 인증 주행거리를 예측해왔다.
실제로 현대자동차의 '코나 일렉트릭'은 WLTP기준 주행거리가 449km로 측정됐으나, 국내선 406km를 인증받았다. 테슬라 '모델3 스탠다드'는 409km였으나 국내선 352km의 주행거리를 인증받았다.
벤츠 관계자는 "나라마다 주행 거리 측정 기준과 테스트 환경이 다르다 보니 인증 거리에 차이가 있다"면서 "국내는 조금 더 엄격하게 측정하다 보니 주행거리가 짧아지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예상보다 짧은 주행거리에 시장 분위기는 둘로 나뉜다. 최신 전기차 주행거리가 300km 후반대를 기록하는 상황에서 구매를 망설이는 소비자가 있는 반면, 주행 상황과 운전자의 습관에 따라 주행거리는 상대적이기 때문에 신경쓰지 않는다는 여론이 공존한다.
◆ 나라별 다른 도로 상황...주행거리 차이 커
국내와 해외의 주행거리 차이가 큰 이유는 시험 방식 차이 때문이다. 나라마다 자국의 도로 상황을 고려해 시험 조건을 정하고 평가를 하는데 이 부분에서 주행거리 차이가 발생하게 된다.
완성차 업체들이 가장 많이 표기하는 유럽세계표준자동차시험방식(WLTP)은 UN 자동차 법규 표준화 기구에서 마련한 연비 측정 방법이다. 지난 2017년부터 유럽연합(EU)에서 공식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도심 운전에서의 효율에 초점을 두고 측정하며, 실제 운행 환경과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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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환경보호청인 EPA에서 실시하는 인증도 있다. 과거 연비 및 배기가스 관련 인증을 진행한 곳으로 전기차 주행거리 테스트인 MCT(Multi-Cycle TEST)를 진행한다. 완충된 전기차를 동력계 위에서 도심 시뮬레이션을 켜놓고 방전될 때까지 주행한다. 측정된 값은 주행 상황의 차이점을 고려해 70%만 반영한다.
우리나라는 미국 EPA 검사방식과 비슷하다. 시험검사는 환경부 국립과학원 교통환경연구소에서 진행된다. 측정 방식은 도심과 고속도로 모드 등 두 가지로 나뉜다. EPA와 비슷한 값이 나올 거라고 예측되지만, 측정값에 '5-Cycle(도심·고속도로·고속 및 급가속·에어컨 가동·외부 저온 상황)'을 반영한 보정식을 대입해 1회 충전 주행거리를 산출하기 때문에 더욱 까다로운 주행거리가 도출된다는 특징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주행거리 측정은 외부 상황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국내 판매 차량에 적용되는 타이어의 크기, 종류에 따라서도 결과값이 달라진다"면서 "농담으로 어제와 오늘 측정한 주행거리도 많이 다를 거라고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이어 "초기엔 인증 주행거리가 전기차 구매의 중요한 기준이 됐지만, 최근엔 운전습관이나 환경에 따라 주행거리가 달라진다는 것을 소비자들도 알고 있다"면서 "국내에서 주행거리를 엄격하게 측정하고 있어 10~20km 차이 나는 부분은 구매에 있어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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