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서울=뉴스핌] 김은지 김태훈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첫 민생 행보는 문재인 정부에 맞선 '탈원전 반대' 기치가 핵심이었다.
윤 전 총장은 정치 참여 계기가 월성원전 사건, 정부의 탈원전과 무관치 않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윤 전 총장이 과거 월성원전 1호기 조기폐쇄 의혹 수사를 지휘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윤 전 총장은 6일 '윤석열이 듣습니다' 첫 방문지로 과학의 도시 대전을 선택했다.
[대전=뉴스핌] 김태훈 기자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6일 대전현충원에서 한주호 준위 묘역 참배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1.07.06 taehun02@newspim.com |
국립대전현충원 참배를 시작으로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방문, 만민토론회 참여를 통해 문재인 정권 탈원전 4년에 대한 공개적인 비판 행보를 가졌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원전 재난을 다룬 영화 '판도라'를 본 것이 탈원전 정책의 발단이 된 것을 대놓고 겨냥하기도 했다.
윤 전 총장은 이틀 연속 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십자포화를 퍼붓고 있다. 탈원전 정책의 시급한 추진과 함께 전기요금 인상 등 에너지 빈곤을 둘러싼 정부의 실책도 도마 위에 올랐다.
최근 윤 전 총장은 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꼬집고 "체르노빌 사건만 기억하는 것이 아니어야 된다"고 역설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전날 기자들에게도 "총장을 관둔 것 자체가 월성 원전 사건 처리와 직접 관련이 있다"며 "음으로 양으로 굉장한 압력이 들어왔다"고 밝힌 바 있다.
윤 전 총장은 대전 방문 전일 서울대학교에서 주한규 원자핵공학과 교수와 면담을 진행하고 "탄소 중립, 에너지의 저비용 생산에 따른 산업 경쟁력, 일자리와 청년의 희망 등과 관련해서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탈원전이 국민들의 합당한 동의와 사회적 합의에 의해 추진된 건지 의구심이 많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대전=뉴스핌] 김태훈 기자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6일 카이스트에서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학부·대학원생들과의 오찬 간담회에 참석했다. 2021.07.06 taehun02@newspim.com |
윤 전 총장은 이날 KAIST 석·박사 과정 학생들을 만나서는 "탈원전이라는 잘못된 정책으로 많은 공학도들의 꿈을 빼앗았다"는 목소리를 청취했다.
KAIST에서는 김지희 (학부 및 석사 졸업·박사과정, 한국원자력연구원 노조 대외협력부장), 조재완(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박사과정), 구현우(원자과 학부 졸업 후 석사과정) 씨가 '탈원전반대 2030 의견청취' 자리에 참석해 고충을 털어놨다.
김지희 씨는 탈원전 정책의 심각성에 대해 "설계자 입장에서 아무리 설계를 잘해도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없는 원자로'"라고 지적하고 "가동 원전이 옛날에 그 원전을 유지하는 게 아니라 업그레이드를 하는데, 가동 원전 업그레이드를 못 하고 안전성을 보장하지 못 하는 상황이라 심각하다"고 꼬집었다.
특히 구현우 씨는 "과학과 공학은 공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젊은 공학도들의 꿈과 비전이 정치적인 이유로 희생되는 건 비극적인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재완 씨도 "에너지 빈곤 문제에 대해서 너무나 잘 안다. 우리나라에도 노인 빈곤율이 심각해 여름에도 에어컨, 겨울에는 전기난방을 많이 못키는 어려운 분들이 많다"면서 "환경도 중요하지만, 환경을 위해 전기요금을 올려야 한다는 단체들의 주장에는 동의 못 한다. 가장 저렴한 원자력으로 어려운 이웃의 삶의 질을 높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원자력이 위험하다는 인식에 대해서도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위험천만한 것이 아니다"며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원자력의 효율성, 수소를 생산하는 데 있어서의 원자력의 활용도를 생각한다면 탈원전 정책을 조급하게 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대전=뉴스핌] 김은지 김태훈 기자= 6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지자들에 둘러싸여 있다. 현장에는 약 50명의 지지자들이 모여 윤 전 총장을 환영했다. 2021.07.06 kimej@newspim.com |
윤 총장은 이어 '문재인 정권 탈원전 4년의 역설, 멀어진 탄소중립과 에너지 자립'이란 주제로 열린 만민토론회에 참석했다.
그는 "과연 신재생에너지만으로 새 기술혁명 시대 제대로 대비 할 수있는지 도대체 상식에 비춰서 납득가지 않는 부분이 많다"고 언급하고 "각국의 상황에 따라서 그 원전이 차지하는 비중이 조금씩 차이가 난다. 탈원전을 추진하는 것도 상당한 기간을 두고 추진하면서 거기에 따른 부작용을 흡수하기도 하는데, 우리나라의 지금 이 탈원전 추진은 무리가 많다고 생각을 한다"고도 밝혔다.
김대환 전 노동부 장관은 토론회에서 "대체 에너지가 훨씬 환경보존적이라 했지만, 결과가 어떤가"라고 지적하고 "이번 여름 전력 수급 문제가 있고 머지않아 교부금 문제도 나오고, 원전을 축소시켜 나타나는 게 환경 보호였지만, (오히려) 화석연료를 써서 환경이 더 나빠졌다"고 성토했다. 그는 "왜 이렇게 정반대로 가는 것을 (문재인 정부는) 밀어 붙이냐"고도 덧붙였다.
배진한 충남대학교 명예교수도 "지구는 기후위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원자력이 이런 문제에 대해서 상당히 좋은 대안이다 생각은 든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포퓰리즘 젖은 정치권은 손 놓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윤 전 총장은 "4차 산업혁명에 제대로 응전을 하지 못하면 나라가 정말 3류 국가로 떨어질 수 있는 중요한 위기 상황"이라며 "과연 신재생 에너지만으로 새 기술혁명 시대에 제대로 대비할 수 있는지, 도대체 상식에 비춰서 납득가지 않는 부분이 많다"고 화답했다.
한편, 윤 전 총장은 국립대전현충원 참배 후 기자들을 만나 "이 나라를 공정과 상식을 가지고 바로 세워서 우리 국민들과 후손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미래를 꼭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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