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지혜 기자 =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삼성SDI 등 배터리 3사가 전기자동차 보급 확대로 앞으로 전기차 폐배터리가 늘어날 것을 대비해 배터리 재활용에 집중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전기차에 주로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완성차에 탑재된 이후 효율이 점차 떨어져 6~10년이 지나면 새 배터리로 교체해야 한다. 주행거리가 감소되고 충전 속도가 느려지기 때문이다.
다 쓴 배터리는 폐기되면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지만, 재활용되면 에너지저장장치(ESS) 개발 등 다양한 고부가가치 사업화가 가능하다.
LG화학 오창 전기차배터리 공장 생산라인. [사진=LG화학] |
◆ '따로 또 같이' 배터리 재활용 검토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자동차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배터리 재활용 사업에서도 주도권을 잡을 계획이다.
미국 자동차 기업 제너럴모터스(GM)과의 합작법인인 얼티엄셀즈(Ultium Cells)를 통해 북미 최대 배터리 재활용 업체인 '리-사이클(Li-Cycle)'과 배터리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배터리의 재활용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에서는 에코프로그룹과 손잡고 폐배터리에서 추출한 폐자원을 배터리 소재로 재활용한다. 1만5000t 규모 폐배터리에서 40% 이상을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로 재활용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아직 폐배터리가 재활용될 정도로 나오는 상황은 아니다"라면서도 "폐배터리를 재사용해 만든 ESS 시스템을 오창공장에 설치했다"고 전했다.
삼성SDI는 배터리 재사용 전문기업으로 주목받는 피엠그로우에 2019년 지분 투자를 하는 등 전문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배터리 재활용 방안을 검토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은 폐배터리에서 수산화 리튬을 회수하는 기술을 자체 개발했다. 이를 활용하면 최초 리튬 채굴시 발생하는 탄소를 40~70%까지 줄일 수 있으며 가격 경쟁력도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폐배터리를 분해해 니켈·코발트·망간을 추출하는 기술은 이미 다른 회사에도 있지만, 리튬 회수 기술은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면서 "자체 기술을 통해 향후 사업화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말에 데모플랜트를 완성하고 내년 말에는 사업공장을 착공할 예정"이라며 "2025년에는 세전영업이익(EBITDA) 3000억 이상을 창출하는 사업이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 폐배터리 잔존 수명 예측 정확도 향상
배터리사들은 배터리 수명 예측 기법을 개발 중이다. 각 배터리 수명 예측이 가능하면 이에 따라 가장 적합한 용도로 적용하고 사업 경제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폐배터리 잔존 가치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한 배터리 수명 예측 기법을 개발 중이다.
삼성SDI는 제품 종류나 고객이 원하는 사양에 따라 내부적으로 제품 개발단에서 배터리 수명을 예측하고, 제품 생산 이후에는 별도의 시뮬레이션을 통해 예측한 수명정도로 돌아가는지 추적한다.
SK이노베이션은 SK렌터카와 전기차 배터리 솔루션을 만들기 위해 협업했다. 이 솔루션을 통해 배터리 사용 데이터를 분석하고, 매각하는 과정에서도 정확하게 잔존가치를 측정하는 등 효율을 높인다.
배터리 생애주기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BaaS(Battery as a Service) 플랫폼 사업 등 신규 사업도 개발해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폐배터리 활용이 지속가능경영의 핵심 사업 중 하나로 떠오르는 세계적인 추세에 맞춰 배터리사들이 폐배터리 연구에 지속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폐배터리 시장 규모는 2019년 기준 1조6500억원에서 2030년 약 20조2000억원, 2050년에는 600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추산된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가 이제 막 팔리기 시작해 지난 10년간 판매량을 합쳐도 앞으로 한 해 판매량보다 적을 것"이라며 "배터리는 그냥 버리면 처치가 곤란한 물질이고 원료 자체도 비싸 추출해서 다시 쓴다면 쓰레기에서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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