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연이은 성추행 사건 발생으로 군의 명예가 땅으로 떨어지고 있다. 공군 여중사 사망사건의 여파가 채 가시지 않았는데, 이번엔 현역 장성이 성추행 사건으로 구속됐다. 군은 대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는데도 관련 사건이 끊이지 않아 골머리를 앓고 있다.
6일 군 당국 등에 따르면 국방부 직할부대 소속 현역 육군 장성인 A 준장이 부하 여군을 성추행한 혐의로 보직 해임된 데 이어 최근 구속됐다.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사진=뉴스핌DB] |
A 준장은 부하직원들과 회식 후 노래방에서 2차 모임을 갖던 도중 B씨에게 강제로 신체 접촉을 시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준장은 혐의 사실을 부인했지만, 수사기관이 A 준장의 성추행 장면이 찍힌 CCTV 영상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군은 공군 여중사의 성추행 피해 사망사건으로 홍역을 치르는 중이다.
공군의 고(故) 이모 중사는 상관의 강요로 참석한 회식을 마치고 돌아가는 차 안에서 또 다른 상관에게 강제 추행을 당했는데, 피해 사실을 신고한 이후에도 후속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오히려 지속적으로 2차 가해를 당하는 등 고통을 받다가 지난 5월 22일 스스로 세상을 떠났다.
6일 기준으로 이 사건 관련 피의자로 입건된 사람만 20명이 넘는다. 가해자 장모 중사를 비롯한 21명이 형사 입건됐고, 장 중사와 2차 가해 혐의를 받는 노모 준위, 노모 상사 등 6명은 재판에 넘겨졌다.
군은 공군 여중사 사망사건을 계기로 처벌 규정 강화, 성폭력 특별신고기간 운영 등 대책을 속속 내놓고 있다.
육군의 경우에는 참모총장 직속으로 '성폭력 전담 특임 군검사' 제도를 신설해 운영할 계획을 지난달 30일 밝혔다.
이런 가운데 육군의 현역 장성이 성추행 가해 의혹을 받아 구속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군 안팎에서는 '충격'이라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해당 장성은 서울 용산구 국방부 영내에 있는 국직부대에 근무 중이었다. 말하자면 장관 바로 코 앞에서 성추행을 저지른 셈이다. 이 때문에 군 내부에서도 "장성으로서 너무나 부적절한 조치였다"는 비판이 나온다.
군 당국도 여중사 사망사건으로 엄중한 시기에 현역 장성이 이런 일에 연루가 돼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서욱 장관은 사건을 보고 받고 격노하면서 "철저히 수사하라"고 곧바로 지시했다는 후문이다.
군은 일단 공군 여중사 사망사건의 수사를 마무리한 뒤 군 성폭력 대책 강화 등 후속조치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이번 주 중으로 공군 여중사 사망사건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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