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지 기자 = '영원한 개혁보수' 원희룡 제주지사가 7일 자신을 지지하는 국회의원 모임을 발족하고 내년 대선 도전에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원 지사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희망오름' 포럼 발족식에서 "여러분과 함께 이 희망의 고지를 향해 오름을 시작하게 되어 참으로 든든하며 승리를 확신한다"며 "반드시 원 대한민국의 고지에 오르겠다"고 외쳤다.
이날 포럼은 원희룡 대선캠프를 지지하거나 힘을 보태는 핵심조직이라고 할 수 있다. 국민의힘 의원 34명이 참여해 사실상 당 내 최대 대선캠프 조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포럼에 참여한 국민의힘 현역 의원은 강민국 구자근 김선교 김승수 김영식 김예지 김은혜 김형동 김희곤 박대수 박성민 박수영 배준영 백종헌 서정숙 엄태영 윤두현 윤재옥 이영 이용 이종성 이채익 전봉민 정동만 정운천 정희용 조명희 최승재 최춘식 최형두 한무경 허은아 홍석준 황보승희 등이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국민의힘 대권 주자인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7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희망오름 포럼' 출범식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2021.07.07 kilroy023@newspim.com |
◆ 학력고사 수석에 사법시험 수석까지...'남원정' 소장파로 정치 족적 남겨
1964년 생인 원 지사는 제주 서귀포시 중문 출생으로 제주 제일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법대, 한양대 언론정보대학원 뉴미디어 전공 석사 등을 거쳤다. 1982년 대입 학력고사 전국 수석을 하며 일찍부터 전국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수석'이란 단어는 대입 외에도 여러 차례 원지사에게 따라붙었다. 1992년 제34회 사업고시 수석 합격을 시작으로 서울, 수원, 여주, 부산지방검찰청 검사를 지냈다. 1998년 법무법인 춘추의 변호사로, 정계 입문은 2000년 16대 한나라당 국회의원에 당선되며 시작됐다.
그는 16~18대 국회의원 당선에 이어 37~38대 제주지사를 지냈다. '중도우파'를 표방하는 바른정당, 바른미래당을 거치기도 했으며 현재는 국민의힘 소속이다.
남원정(남경필, 원희룡, 정병국)으로 대변된 보수정당 소장개혁파로 당의 개혁과 다양성을 외치는 상징적 존재였다. 특히 2000년 미래를 위한 청년연대(미래연대)를 발족해 한나라당의 개혁을 주장하는 등 당의 쇄신을 누구보다 바래왔다. 그러나 모든 길이 탄탄대로는 아니었다.
그는 2010년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하고 당내 경선에 나섰으나 이 과정에서 고배를 마셨다. 이후 19대 총선에 불출마하며 정치 휴식을 가지는 듯했으나, 아픔을 딛고 2014년 지방선거에서 고향인 제주에 출마, 제주지사에 당선됐다.
그는 2000년 미래를 위한 청년연대(미래연대)를 발족하면서 한나라당에 개혁 바람을 일으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이때 같이 미래연대에 몸담은 엄태영 국민의힘 의원과는 20여 년을 정치적 동지로서 인연을 맺어왔다. 원 지사의 대권 도전을 지원 사격하는 현역 의원 모임 '희망오름포럼'의 대표 역시 엄 의원이 맡고 있다.
엄 의원은 "시대교체를 원하던 미래연대에서 만난 36살의 소장파 원희룡을 20여 년 동안 지켜봐 왔다"면서 "원 지사는 늘 변화와 혁신에 주저하지 않고 항상 진정성 있는 정치인"이라고 평가했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역시 7일 이례적으로 대권 주자의 지지모임 출범식에 참석했다. 사실상 당의 '적자'로서 원 지사를 인정하고 있다는 해석에 무게가 쏠린다.
김 전 위원장은 기자들은 만나 "국민의 힘에서 후보가 나와야 한다. (원 지사는) 대권 후보로의 자질을 갖춘 사람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지지율이 고정됐다 생각할 필요는 없다"는 등 원 지사를 뒷받침해주는 발언을 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국민의힘 대권 주자인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7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희망오름 포럼' 출범식에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2021.07.07 kilroy023@newspim.com |
◆ "비교 불가 우량 가치주인데..." 지지율 끌어올리며 '원코리아 프로젝트' 올인 예고
대선주자로서 인지도는 작지 않지만 마의 5% 지지율을 극복하는 것이 가장 큰 당면 과제다. 정치권의 많은 이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것 역시 "혁신의 아이콘 원희룡이 도대체 왜 뜨지 않을까"다.
원 지사 역시 스스로 이 같은 고민을 밝히고 "20년 전의 이준석이 바로 자신인데 왜 이준석을 2021년의 원희룡이라고 하지 않는가. 정치에 몸담은지 20년 세월이 흐르다 보니 조금 존재감이 약해지는 것을 느낀다"고 자조한 바 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지난달 22일 원코리아혁신포럼 출범식에서 "(원 지사는) 주식으로 치자면 (정치권에서)다른 누구와도 비교가 안되는 우량 가치주"라며 "작전주·테마주에 속으면 안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만큼 혁신적 아이디어를 갖추고 국가 리더가 되기에 적합한 경력을 쌓아왔다는 의미다.
원 지사의 공약들은 '계층 이동 사다리의 복원'에 많은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는 원코리아혁신포럼 출범 강연에서 "제주도 농민 부모의 자녀로 태어나 빚쟁이들로부터 눈물을 흘리는 부모님의 모습을 보면서 가난을 벗어나야겠다, 내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잡아야겠다 생각했다"면서 "청년 시절 꿈 많은 시골 소년으로 자랐다"고 말해 박수를 받기도 했다.
원 지사는 정부의 실책으로 교육 현장에서 기초학력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문제와 아울러 일자리의 파괴, 집값의 폭등, 탈원전 정책 논란 등에 대해 날을 세우고 있다. 우리 세대가 고도성장을 물려받아 놓고 아이들에겐 그늘에 가리는 나라를 물려줘선 안 된다는 것도 그의 정책 공약의 바탕이다.
원 지사는 내년 대선 출마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청년층의 고민을 직접 이해하고자 100만원 가량의 가상자산 투자를 하면서도 눈길을 끌었다.
원 지사와 함께 대선 공약을 마련하는 원코리아혁신포럼에는 조장옥 서강대 명예교수, 민상기 전 건국대 총장, 황준성 전 숭실대 총장이 공동 대표로 원 지사의 비전 제시를 돕고 있다. 이들과 함께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300인은 20여 차례 준비모임을 통해 원희룡 캠프의 대선공약을 준비한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7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희망오름 포럼' 출범식에서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1.07.07 kilroy023@newspim.com |
◆ 코로나 재확산에 제주지사 사퇴 시점 고심..."심사숙고 중"
대권 도전을 위한 제주지사직을 언제 내려놓을 지에 대한 고심은 이어지는 상황이다. 특히 제주 지역의 코로나19가 확산되는 데에 막중한 책임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원 지사는 지난 6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현직 도지사이기 때문에 현재 코로나라든가 이런 것에 대해서 어떻게 책임을 다할 것인가 이런 점에 대해서는 결코 가볍지 않게 심사숙고하고 있다"면서도 "정권교체가 그만큼 절박하고 모든 것을 쏟아야 되겠다는 저의 각오는 갈수록 더 확고해지고 있기 때문에 이 점에 대해서도 적절하게 판단을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이달 중 제주지사직을 내려놓을 계획이다. 코로나19 등의 확산세로 정확한 사퇴 일자는 정하지 못했다.
원 지사는 이날 기자들에게 "현재 코로나19 방역의 책임도 맡고 있다. 날짜를 특정지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면서도 "현재 경선 일정이 다가오고 있을 뿐만 아니라, 물살을 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저의 태세를 정비해야 한다는 고민을 많이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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