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현대·기아차 엔진 결함 은폐 의혹과 관련한 수사 정보를 외부에 유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검찰 수사관이 항소심에서도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8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2부(원정숙 이관형 최병률 부장판사)는 공무상비밀누설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검찰 수사관 박모씨에게 1심과 같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서울=뉴스핌] 법원 로고. 윤창빈 기자 = 2020.03.23 pangbin@newspim.com |
재판부는 검찰의 항소이유 주장을 받아들여 1심이 무죄로 판단한 일부 공소사실도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특히 이미 언론에 보도돼 예측이 가능하다는 이유로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1심과 달리 박씨가 공무상비밀을 누설한 것으로 봤다.
그러면서 "비록 언론에 보도된 사건이라도 구체적인 수사 진행상황은 검찰 내부에서만 알 수 있고 이를 유출하는 것은 수사과정에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며 "피고인이 특정 사건을 맡은 부서의 수사 진행상황을 적극적으로 전해주려는 의사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양형과 관련해서는 "검찰 공무원인 피고인이 수사 진행상황과 수사인력 등 정보를 외부로 누설해 중요사건 수사에 지장을 줄 만한 위험을 발생시켰다는 점에서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이 반성하고 있고 이 사건 범행으로 파면돼 현재 직업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약 20년간 검찰 수사관으로 성실히 근무했고 함께 근무한 동료들도 이에 부합하는 탄원서를 제출한 점, 범행 동기와 결과, 범행 후 정황 등을 고려해 원심 양형을 유지하기로 한다"고 덧붙였다.
박씨는 지난 2019년 6월 현대·기아차 엔진 결함 은폐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 과정에서 현대차 직원 A씨에게 압수수색 등 수사와 관련된 내부정보를 10여 차례 전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박씨가 유출한 정보 중에는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케이주(인보사) 사건과 가습기살균제 사건 관련 내용도 포함됐다.
그는 특정 피의자에 대한 사건 진행상황을 알려달라는 부탁을 받고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에 접속한 뒤 조회한 사건 정보를 알려준 혐의도 있다.
박씨 측은 재판에서 그릇된 과시욕 때문에 범행에 이르게 됐고 사리사욕을 추구하지는 않았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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