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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집 장사하나"…3기 신도시 예비 청약자 高분양가에 뿔났다

기사등록 : 2021-07-14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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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끌 없이는 사전청약 불가능"…시세 보다 두 배 높아
"기본형 건축비 낮추면 분양가 낮게 책정 가능"

[서울=뉴스핌] 유명환 기자 ="사전청약이 서민들을 위한 건지 아님 정부가 두 팔을 걷고 장사에 나선 건지 모르겠네요. 주변 시세보다 60~80% 수준이라고 하는데 도대체 어느 곳이 그런가요. 알려 주세요."(위례 예비청약자 김모 씨)

정부가 공개한 3기 신도기 사전청약 1차 물량에 대한 분양가를 두고 책정 가격이 주변 시세보다 높다는 예비 청약자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주변 시세의 60~80% 수준이라던 정부 설명과 달리 분양가가 시세와 비슷하거나, 최근 집값이 급등한 상황에서 시세를 기준으로 삼는 게 적절치 않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울=뉴스핌] 유명환 기자 = 2021.07.14 ymh7536@newspim.com

◆ 정부가 제시한 분양가…"시세보다 높게 책정"

국토교통부가 지난 5일 밝힌 사전청약 지구별 분양가를 보면 인천계양은 전용면적 59㎡ 아파트가 3억5000만~3억7000만원, 74㎡는 4억4000만~4억6000만원에 공급된다. 남양주진접2의 경우 59㎡가 3억4000만원, 74㎡는 4억원 수준에서 공급된다. 두 지역에서 전용 55㎡으로 공급되는 신혼희망타운 물량은 3억1000만~3억6000만원 수준으로 책정됐다.

서울 강남권 접근성이 높은 성남복정1은 전용 51㎡ 기준 5억8000만~6억원, 59㎡ 기준 6억8000만~7억원 수준으로 분양가가 예상됐다. 55㎡ 기준 신혼희망타운이 각각 공급되는 의왕청계는 4억8000만~5억원, 위례는 5억7000만~5억9000만원으로 추정됐다.

국토부는 "분양가를 주변 시세 60~80% 수준에서 책정했다"고 밝혔지만, 수요자들 사이에선 '고분양가'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성남복정1 경우를 보면 지구와 인접한 수정구 태평동 '가천대역 두산위브' 전용 59㎡가 지난 6월 6억9800만원에 거래됐다.

최근 시세는 7억원대로 동일한 면적의 사전청약 아파트 분양가와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 1월 수정구 창곡동에서 청약을 진행한 '위례자이더시티' 공공분양 평당 분양가는 2260만원이었다. 성남복정1은 사전청약 분양가를 평당으로 환산하면 3800만원대다.

인천 계양구 전용면적 59㎡의 매매가격은 2억원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지만 정부가 발표한 분양가는 전용면적 59㎡이 3억5000만원, 74㎡는 4억5000만원으로 책정됐다.

◆ 3시 신도시 분양가 시세 자극…"'키 맞추기' 현상 나타날 것"

인천계양의 경우 계양구 박촌동 '한화꿈에그린'은 전용 59㎡가 이달 4억2000만원에, 병방동 '학마을서해'는 59㎡가 같은 달 3억8500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면적 사전청약 분양가는 3억5000만원~3억7000만원으로 최근 시세보단 낮게 형성됐다. 하지만 불과 1년 전인 지난해 7월 두 아파트가 각각 3억3000만원, 2억7000만원대 거래된 것을 감안하면 결코 낮은 분양가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계양구 박촌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인천계양 사전청약 분양가는 최근 주변 시세보단 저렴한 편"이라면서도 "집값이 크게 뛰기 전인 1년 전 주로 2억6000만~2억7000만원대에 거래되던 아파트 시세보단 비싸다"고 말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3기 신도시의 높은 분양가로 인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단지를 중심으로 한 이른바 '키 맞추기'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며 "주변 낙후지역이 공공 방식으로 개발되면 입지가 더 좋고 규모가 큰 단지들의 가치도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기균 집값정상화시민행동 대표는 "문재인 정부 들어 두배 급등한 집값의 80% 기준으로 분양가를 산정했기 때문에 이번 사전청약 지구들의 분양가가 높아진 것"이라며 "급등하는 집값을 잡고 실수요층의 내집마련을 제대로 지원하기 위해서는 분양가 상한제를 원칙대로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현지 중개업소는 높은 분양가로 인해 주변 시세를 자극할 수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계양구 박촌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인천계양 사전청약 분양가는 최근 주변 시세보단 저렴한 편"이라면서도 "집값이 크게 뛰기 전인 1년 전 주로 2억6000만~2억7000만원대에 거래되던 아파트 시세보단 비싸다"고 말했다.

경인교대입구역 인근 D공인중개 대표는 "이근 단지 평균 매매가격이 2억원을 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이를 반영하지 않은 채 가격을 높게 책정한 것 같다"며 "어제 정부 발표 이후 집주인들이 분양가보다 높은 가격에 집을 내놓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새 아파트라고 해도 터무니없는 분양가"라며 "59㎡ 평형보다 넓은 평형이 4억원 안팎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가격을 오히려 올려주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서울=뉴스핌] 유명환 기자 = 2021.07.14 ymh7536@newspim.com

◆ 집단 행동에 나선 예비 청약자…"분양價 비정상"

예비 청약자들은 고 분양가에 대한 불만을 쏟아 내고 있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3기 신도시 사전청약 분양가 이게 정상입니까?'제목이 청원이 접수됐다.

청원인은 "현재 부동산 가격이 비정상적이라고 이야기하며 3기 신도시를 기다려 달라던 정부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진 부동산(집값)을 기준으로 신도시 분양을 하고 있다"며 "정부가 집값을 못 잡아놓고 신도시 분양가를 현재의 부동산 시세로 분양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느냐"고 꼬집었다.

예비 청약자들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위례 신도시 신혼희망타운 청약을 준비중인 한모 씨는 "토지보상이 80%가 이뤄진 곳도 주로 아파트 건설 용지에서 뿐이고, 다른 용지는 훨씬 더 지지부진하다더라"면서 "만약 당첨돼도 입주까지 긴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3기 신도시 땅 매입 시에는 2018년, 2019년 시세로 보상해 놓고 팔아먹을 때 본청약 시점의 시세대로 분양가를 산정해 놓는 것이 맞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인천 계양구 계산동 최모 씨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돈을 마련한다는 뜻)해서 집 사지 말라던 정부가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영끌해도 집을 못 사버리게 만들었다"며 "언제까지 정부를 믿고 기다리라는 거냐"고 말했다.

박효주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간사는 "3기 신도시의 경우에도 부풀려진 기본형 건축비를 낮추면 분양가를 더 낮게 책정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다만 공공택지에서 이뤄지는 분양은 분양가를 낮추되 개발이익이 오롯이 개인에게 돌아가는 '로또 청약'이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강화된 전매 제한 등 장치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ymh753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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