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폭우가 쏟아진 서유럽에서 기습홍수 등으로 인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100년 만에 최악의 폭우라며, 기후변화를 원인으로 지목한다.
집중호우가 쏟아진 독일 라인란트팔츠주 바트노이에나르아르바일러에서 한 남성이 빗물을 뚫고 걸어가고 있다. 2021.07.15 [사진=로이터 뉴스핌] |
15일(현지시간) BBC방송, CNN 등에 따르면 독일 서·남부 지역에 집중호우로 인한 기습홍수로 현재까지 최소 70명이 사망했다.
독일 기상청에 따르면 특히 서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州), 라인란트팔츠주, 남서부 자를란트주가 극심한 피해를 봤다.
수백명의 군인들과 경찰 헬리콥터, 구조대원들이 현장에 급파돼 구조 및 수색이 이뤄지고 있다. 라인란트팔츠주 아이펠의 한 마을에서는 가옥 약 25채가 붕괴될 위험에 처하자 비상사태가 선언됐다.
독일에는 7월 한 달 강수량이 넘는 물폭탄이 24시간 안에 쏟아졌다. 안드레아스 프리드리히 기상청 대변인은 "일부 지역에서는 100년 만에 최다 강수량을 기록했다"며 "건물 구조가 무너지는 등의 피해가 보고됐다"고 알렸다.
CNN은 실종자가 최소 70명에 달해 사망자가 추가 보고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라인란트팔츠주 경찰 대변인은 "최소 19명이 실종상태"라며 "사망자 수는 더 오를 것"이라고 알렸다.
미국 백악관을 방문 중인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몸은 워싱턴에 있지만 마음은 우리 국민들과 함께"라며 "이번 재앙으로 목숨을 잃은 이들을 애도한다. 아직 정확한 사망자 수는 알지 못하지만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벨기에에서는 최소 11명이 사망했다. 벨기에 기상청은 동부 리에주주 베르비에 시내에서는 불어난 물에 자동차들이 떠다니는 영상을 공유했다. 정부는 브뤼셀, 앤트워프, 리에주 집중호우 지역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벨기에 동부에서 프랑스 동북부를 가로지르는 뫼즈강 수위가 1.5m 정도 추가 상승이 예상돼 추가 피해가 예상된다. 비 소식은 16일 이른 오전(한국시간 16일 이른 오후)까지 예보됐다. 이에 따라 네덜란드 남쪽 뫼즈강 유역에 있는 도시 마스트리히트에서는 주민 약 1만명에게 대피령이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이례적인 폭우와 기습홍수 원인으로 기후변화를 꼽는다. 독일 기상청은 저기압 노선이 느리게 이동하면서 따뜻하고 습한 공기 기류를 형성, 강력한 번개를 동반한 폭우를 만들게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따뜻한 공기는 많은 수증기를 머금게 해 향후 강력한 기습호우는 잦아질 것이라고 경고한다.
영국 레딩대학교의 해나 클로크 수문학 교수는 "이러한 강력한 비는 기후가 빠르게 뜨거워지는 가운데 우리가 예상한 결과"라며 "북반구의 다른 한 면은 기록적인 폭염과 산불을 겪고 있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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