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승동 기자 = 금융당국은 이르면 이달 외화보험 규제안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외화보험의 환율 변동 위험을 전부 가입자가 책임지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를 보험사가 책임지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외화보험은 납입하는 보험료와 수령하는 보험금을 모두 외화로 주고받는 상품이다. 국내 외화보험 대부분은 달러보험이다.
19일 금융당국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르면 이달 외화보험과 관련 규제안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이달 말을 목표로 외화보험 규제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현재 기회재정부 등 관계부처와 보험업계의 의견을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보험소비자가 환손실 리스크를 전부 책임지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2021.05.06 tack@newspim.com |
외화보험은 보험료와 보험금 모두 외화로 이뤄진다는 점 이외에는 원화보험과 성격이 같다. 하지만 지금까지 판매된 외화보험은 환율 변동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방안이 없다는 점이 문제가 됐다. 납입할 때 원금보다 향후 돌려받는 돈이 적은 환차손 위험이 있다는 점이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보험소비자의 환차손 리스크를 없애라고 보험업계에 주문했다.
외화보험을 판매하는 보험사들은 소비자가 원할 때 달러보험을 원화보험으로 전환할 수 있는 방안을 당국에 제출했다. 보험 가입 후 일정 시간이 지난 시점부터 고객이 해당 시점 환율을 적용한 원화보험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업계의 방안이 적용되면 환율 변동으로 인한 손실 위험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다.
가령 20년 만기 달러종신보험에 가입 후 5년 지난 시점에 환율이 계속 낮아져 보험금이 줄어들 것 같다면 납입하는 보험료와 만기 후 받을 보험금을 모두 당시 원화로 재설정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다.
이외에 금융위는 사전신고제 도입 및 설계사 판매수수료 100% 분할 지급 등도 검토한다고 알려졌다.
사전신고제는 금감원의 승인을 받은 보험사만 해당 상품을 출시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제다. 이 규제는 지난 2015년 보험사의 상품개발 자율성 확보를 명목으로 폐지, 사후보고제로 전환됐다. 사전신고제 재도입 논의는 그만큼 금융당국이 외화보험에 대해 강력히 대응한다는 의미다.
판매수수료 100% 분할지급도 강수다. 현재 보험설계사는 통상 상품을 판매한 첫해에 수수료의 70~80%를 수령한다. 이를 분할지급하면 불완전판매를 줄일 수 있다. 상품설명을 잘 못해 해지하게 되면, 더 이상 수수료를 수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설계사들은 상품 설명에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외화보험은 원화보험 대비 상품 구조가 더 복잡해 불완전판매 이슈가 많았던 상품"이라며 "금융당국의 규제 가이드라인에 따라 각 보험사들은 판매 중단·유지 등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기준 외화보험의 약 95%가 달러보험이며, 외화보험 가입자 중 메트라이프생명 가입자가 과반수를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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