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국토교통부는 부서의 모든 직원에게 재산등록을 의무화하는 등의 혁신안을 내놓으며 내부 투기근절 시스템 마련에 나섰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투기 사건으로 떨어진 공공기관에 대한 신뢰도를 회복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내부 직원들의 투기 행위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방안으로 투기 근절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한계도 있는 만큼 추가적인 조치도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 내부 감시·사전 예방에 초점 둔 국토부 혁신안
19일 국토부에 따르면 내부 직원들의 감독을 강화하고 부동산 투기를 사전에 차단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한 혁신안이 발표됐다.
혁신안에는 신도시·도로·철도 관련 분야 공직자들에 대해 생활목적 외 부동산 취득을 원천적으로 제한하고 국토부 본부 전 부서 직원들의 부동산 관련 재산등록을 의무화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공직자윤리법 개정으로 10월부터 부동산 관련 부서 직원에 대해서만 적용되던 것을 확대한 것이다.
이는 LH 직원의 땅투기 사건에서 LH 내부의 감시·감독 체계가 제 역할을 못했던 것에 대한 대응으로 보인다. 내부 정보를 접근할 수 있는 공직자들에 대한 부동산 거래 정보를 사전에 확보하면서 거래 내역을 살펴 투기 행위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계획이다.
LH가 담당하던 신규택지 후보지 발굴 업무는 국토부가 전담하게 된다. LH 사태의 원인이 개발예정지에 대한 내부정보를 이용한 투기에 있었던만큼 관련 업무를 국토부로 이관하면서 보안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입지조사자를 사전에 등록하고 이들의 자료열람 및 활동 내용을 점검하면서 상시감찰반도 운영하기로 했다.
개발정보를 투기에 이용하거나 타인에게 제공하면 내부 중징계 처분을 내리고 즉시 수사의뢰에 들어가도록 한다. 구체적인 처벌 방안은 관련 법과 연계해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혁신안은 투기 근절방안에 대한 큰 틀을 잡은 데 의미가 있다"며 "투기 행위 적발시 처벌등에 관한 세부 내용은 차후에 구체화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 "혁신안만으로 투기 근절에 역부족...토지보상 개선 등 보완책 필요"
전문가들은 국토부의 혁신안이 사후 처벌보다 사전예방에 중점을 둔 점에서 내부정보를 이용한 공공기관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근절 효과는 있을 것으로 봤다. 하지만 혁신안에도 한계점이 있어 보완책도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내부 정보를 이용한 부동산 투기 행위에 대한 처벌은 쉽지 않다. 내부 정보를 이용한 거래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를 확보하는게 쉽지 않아 거래 당사자가 인정하지 않는 이상 이를 증명하기는 어려움이 많다. 재산 환수 절차 역시 뚜렷한 투기 행위가 입증돼야 가능하다. 그런 점에서 사후 징계보다는 사전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방향이 효과적이란 주장이 나온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투기 거래를 적발해 환수 조치등을 취하려면 내부 정보를 이용했는지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면이 있다"며 "사후 조치보다는 사전에 강력한 조치들을 취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 모든 직원들의 재산 등록이 의무화되더라도 본인과 배우자 직계 존·비속만 해당돼 제3자나 차명 거래를 통한 투기를 막을 수 없는 상황이다. 투기 거래를 통한 차익 실현을 못하도록 토지 보상에 차등을 두거나 차익 환수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혁신안으로 1차적인 투기 근절 효과는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 방안만으로는 부족하므로 보완 대책이 필요하다"며 "보유기간에 따라 토지 보상에 차등을 둬 투기세력 유입 자체를 차단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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