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음주운전 차량에 치어 사망한 의과대학생에 대한 일실수입 계산은 전문직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사망한 A씨의 유족이 자동차 보험 회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일실수입 계산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하라고 원심인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일 밝혔다.
대법원 [사진=뉴스핌 DB] |
의대 본과 3학년에 재학 중이었던 A(당시 24세)씨는 지난 2014년 9월 새벽 2시55분쯤 충남 천안시의 한 횡단보도를 건너다 면허 취소 수준인 혈중 알코올 농도 0.170% 상태로 술에 취한 채 운전하던 B씨의 차에 치였다. A씨는 곧바로 병원에 이송됐으나 11일 만에 중증 뇌부종으로 사망했다.
이에 A씨의 부모는 B씨가 가입한 자동차 보험회사에 10억여원을 배상하라는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1·2심 재판부는 B씨의 일방적인 과실로 인해 사고가 발생해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면서도 일실수입을 산정하는 데 있어 전문직 소득이 아닌 대졸 이상 전직종 평균소득을 적용해 부모 각각에게 2억4100여만원을, 조부모 등 가족들에게도 500만원씩을 각각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아직 대학생이던 망인이 장차 대학을 졸업하고 반드시 의사 국가시험에 합격해 의사 자격을 취득하고, 의사로 종사하면서 원고들 주장에 상응하는 수입을 올릴 수 있었다고 보기에는 부족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망인은 사고 당시 의대 본과 3학년 2학기에 재학 중이었는데, 예과 2년간 학점 평균이 3.16이고 본과 3학년 1학기까지 학점 평균은 3.01로 비교적 양호한 성적이었다"며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의사 국가고시 합격률이 92~100%였던 것을 볼 때 장차 의대를 졸업하고 의사로서 종사할 상당한 개연성이 인정된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판결했다.
그러면서 "전문직 양성 대학에 재학 중 사망한 피해자 A씨의 연령, 재학기간, 학업 성과, 전공학과, 전문직을 수행하기 위한 자격의 취득가능성 등을 심리해 일실수입 산정의 기초가 되는 소득을 정했어야 한다"며 "A씨의 일실수입을 대졸 이상 전직종 평균소득을 기준으로 산정한 원심은 일실수입 산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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