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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반 우려 반' LH 공공재건축·재개발 1호 사업장 망우1·신설1구역

기사등록 : 2021-08-09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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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상당수 민간 개발을 통한 이익 기대"
재건축‧재개발 규모에 따른 주민 동의율 '온도차'도
국토부 "서울시 규제 완화에 개발사 효율성↑"

[서울=뉴스핌] 유명환 기자 = "수년째 재개발 사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은 무성했지만, 정부가 첫 공공재건축‧재개발 사업지로 선정했다는 발표 이후 현재까지 이렇다 할 만한 계획은 나오지 않고 있어요."(신설1구역 주민 최모 씨)

"주민 동의율만 놓고 봤을 때 사업이 진행될 수 있을까 싶어요. 70%를 넘겼다고 하지만 반대하는 30%에 달하는 주민들 대부분 LH(한국주택토지공사)가 사업을 진행한다는 것에 대해서 불만을 갖고 있는 이들이 많은 편이에요."(망우1구역 조합원 양모씨)

정부가 서울시 중랑구 망우1구역과 동대문구 신설1구역 등을 첫 공공재건축‧재개발 사업지로 선정한 이후 해당 지역 주민들은 체감할 수 있는 계획이 나오지 않고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서울시 중랑구 망우1구역 주변 전경. [사진=유명환 기자] 2021.08.06 ymh7536@newspim.com

◆ "분담금 감소에 개발 이익 기대"

지난 6일 찾은 서울시 중랑구 망우1구역은 3~5층짜리 염광아파트 11개 동 등 주택가가 하늘로 뻗은 아파트 단지들 사이 둘러싸인 모습이었다. 1983년 준공된 아파트 건물은 허름한 외벽에 엘리베이터가 없었다. 단지 앞에는 '망우1구역 재건축 정비사업조합 2021년 정기총회 개최를 축하한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망우1구역은 2012년 재건축 조합 설립 이후 조합장 해임 소송과 구역 해제를 위한 주민투표 등 각종 분쟁에 휘말리며 사업 추진에 정체를 겪었다. 사업성이 낮다는 이유로 재건축 사업은 지지부진했지만, 지난달 26일 정부가 추진 중인 공공재건축·재개발 1호 사업장으로 서울 중랑구 망우1구역을 선정되면서 사업에 속도가 나기 시작했다.

망우1구역의 경우 지난 5월 심층컨설팅 결과 사전컨설팅 때보다 사업성이 개선됐다. 용적률이 225%에서 270.67%로 늘어났고, 이에 따라 공급 세대수도 438가구에서 481가구로 증가하게 됐다.

이날 만난 망우1구역 주택재건축조합 조합원은 "사업성이 개선돼 조합원 분담금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다"며 "중랑구는 재개발 원주민 재입주율이 23%밖에 안되니 분담금을 낮춰서 50% 이상으로 올리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분담금이 줄어들면 원주민 내몰림 문제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란 취지다. 염광아파트 등 망우1구역 원주민의 실거주율은 60% 수준이다.

박철흥 LH 수도권주택공급특별본부장은 "신설1구역, 망우1구역의 사업시행자 지정 등이 후보지 선정 후 6개월 만에 이뤄진 것은 공공정비사업의 큰 장점인 사업성 극대화와 사업기간 단축의 실증적인 사례"라며 "선도지구의 성공적인 사업추진은 물론, 사업 착수를 원하는 추가 후보지에 대해서도 LH의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LH는 최근 추정분담금 등을 알리는 주민설명회를 마친 후 조합-공공 공동시행을 목표로 시행자 지정을 위한 주민동의서를 받고 있으며, 일주일만에 28%가 동의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날 만난 김모 씨는 "이번에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매번 재건축 사업지로 선정될 것 같다고 말말 많았지, 이번처럼 주민들이 나서서 참여의사를 전달해 본적이 없었던 것 같다"고 공공재건축에 대한 기대를 내비쳤다.

재건축에 찬성하는 일들이 있는 반면 반대의사를 갖고 있는 이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최모 씨는 "재건축 사업을 진행하는 건 환영할 일이지만 민간이 주도하는 사업이 아니라 LH가 주도하는 사업이라 많이 꺼려 진다"라면서 "현금청산과 관련해서 더 받겠다는 이들이 많이 남아 있어 첫 삽을 뜨기 전까지는 안심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동대문구 신설1구역 전경. [사진=유명환 기자] 2021.08.06 ymh7536@newspim.com

◆ LH·서울시, 용적률 완화·민간 건설사 사업 참여로 '속도전' 나서

신설1구역은 지난달 19일 LH가 단독 사업시행자로 지정됐다. 신설1구역은 지난 1월 정부와 서울시 합동 공모로 선정된 공공재개발 후보지다. 

과거 정비구역으로 지정됐음에도 15년 이상 조합설립에 실패하는 등 장기간 사업이 정체돼 내년 초 정비구역이 해제되는 위기에 놓여 있었다. 하지만 LH와 서울시가 지역주민들이 요구한 용적률 완화와 더불어 민간 건설사가 참여할 수 있는 통로를 열어두면서 사업에 속도가 붙었다. 

신설1구역은 용적률을 300%까지 완화해 이곳 1만 1200㎡ 규모 부지에는 최고층수 25층 아파트가 들어선다. 아파트는 약 300가구 규모로 건립돼 전용 36㎡, 59㎡, 74㎡, 84㎡로 구성될 예정이다.

신설1구역 조합원 한모 씨는 "심의를 받기 위해 매번 심의사항을 보완했다가 퇴짜를 맞는 일들을 반복했는데 합동으로 한 번에 진행하면 획기적으로 빨라질 것 같다"며 "10년 가까이 진도가 안 나갈때 사업성이 안 나와서 굉장히 고민을 많이 했다. 공공재건축을 통해 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종 상향을 적용받아 사업성이 개선됐다"고 말했다.

다만 주민들 사이에서도 여전히 이견은 있다. 공공재건축‧재개발이 아닌 민간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앞서 공공재건축‧재개발을 끝낸 인근 지역들은 민간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했는데, 공공이 주도한 단지는 제 값을 받지 못할 것이란 이유 등에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이 시행하더라도 민간 건설사의 브랜드를 쓸 수 있지만, 서울시에서 민간 재개발 규제 완화책을 내놓으면서 공공과 민간 사이에서 주판알을 튕기는 주민들이 여전히 존재하는 상황이다.

서울시는 ▲주거정비지수제 폐지 ▲2종7층 일반주거지역 규제 완화 ▲주민동의율 확인절차 간소화 등 6대 규제 완화책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공공과 민간이 서로 대치되는 개념이 아니라는 입장을 꾸준히 설명하고 있다. 김기용 국토부 주택정비과장은 "서울시 규제완화방안으로 공공재개발·재건축이 위축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서울시 규제완화는 공공재개발에도 적용되기 때문에 오히려 호재"라고 말했다.

김 과장은 "공공재개발 공모에서 주거정비지수 점수가 모자라 떨어진 대상지도 있는데, 이들도 다시 시도를 할 수 있게 됐다"며 "2종7층 규제의 폐지도 공공재개발의 사업성을 더 높이는 요소"라고 덧붙였다.

ymh753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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