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철강사와 조선사 간 하반기 후판가 협상이 막바지에 다다르면서 후판가 인상에 따른 조선사들의 주판알 튕기기가 한창이다. 후판가 인상 충격을 완화로 선가 인상에 힘이 실릴 수 있어서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 3사와 포스코 간 후판가 협상이 마무리되고 있다. 포스코는 상반기보다 60% 인상된 후판가를 제안했고 현대제철 역시 비슷한 수준의 인상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초대형LPG선의 시운전 모습 [제공=한국조선해양] |
조선 3사가 포스코로부터 제안받은 후판가는 금액으로는 115만원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2분기에만 각각 8900억원과 4300억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후판가 인상분을 공사손실충당금으로 반영한 데 따른 것이다.
조선 3사 중 아직 유일하게 실적 발표가 이뤄지지 않은 대우조선해양도 공사손실충당금을 2분기 실적에 반영할 것으로 예정하고 있다. 이에 대우조선해양 역시 2분기에 대규모 영업손실이 발생할 것이 유력하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공사손실충당금이라는 것이 후판가 인상분을 반영해 쌓아놓는 것"이라며 "최대한 보수적으로 반영해 책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후판가 인상분이 각 조선사에서 예상한 범위 내에서 책정된다고 하더라도 3분기 극적인 실적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일부 선박 분야에서 실적 개선이 이뤄질 수는 있지만 선박 수주 후 1~2년이 걸려 매출이 발생하는 조선업의 특성상 곧바로 매출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러면서 그동안 계속돼 온 적자 폭을 줄일 수는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각 조선사가 공사손실충당금을 보수적으로 반영한 만큼 하반기 후판가라는 변수는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2분기에 공사손실충당금 반영으로 3분기는 추가적으로 충당금이 더 발생하는 일은 없을 것 같다"며 "현재 선가가 좋은 편은 아니기 때문에 3분기에도 극적인 실적 변화보다는 적자 폭이 줄어드는 수준의 변화가 있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결국 후판가 인상 충격이 완화되기 위해서는 선가 인상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선가를 나타내는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8월 첫 주 기준 144.5 포인트를 기록했다. 지난 2011년 9월 이후 10년 만에 140포인트대를 회복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선가 상승세가 지속돼 지난해 연말 대비 12% 이상 상승했다. 후판가가 상승하고 있는 점은 부담요인이지만 일감을 충분히 확보하면 조선업의 호조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충분한 일감을 확보한 만큼 선가가 상승할 여지가 높아 후판가 인상을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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