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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소송까지…CJ ENM, 통신사와 '콘텐츠 제값받기' 전면전

기사등록 : 2021-08-17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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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NM, '콘텐츠 대가 미지급' LGU+에 민사소송
콘텐츠-플랫폼 달라진 위상에 통신3사와 전면전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CJ ENM과 인터넷(IP)TV 플랫폼 간 다툼이 결국 소송으로 비화됐다.

콘텐츠사와 IPTV서비스를 제공하는 통신사가 콘텐츠 사용대가로 소송에 들어간 것은 사상 처음이다.

CJ ENM이 K콘텐츠로 급성장하면서 지난해부터 '갑'인 플랫폼과 '을'인 콘텐츠 제공사업자(CP)라는 기존의 공식에 균열이 생겼고, 달라진 위상에 힘입어 CJ ENM이 과거 사건까지 협상테이블에서 논의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17일 방송·통신업계에 따르면 CJ ENM은 지난 10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LG유플러스를 상대로 복수 셋톱박스 콘텐츠 무단사용 건에 대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 yooksa@newspim.com

◆CJ ENM "LGU+, 합의없이 자사 가입자에 콘텐츠 무단 제공"

CJ ENM측은 LG유플러스가 지난 2009년부터 복수 셋톱박스 서비스 연동정책으로 자사에 콘텐츠 대가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KT나 SK브로드밴드와 달리 LG유플러스 가입자들은 한 집에서 여러 개의 셋톱박스를 이용할 때 한 곳에서 결제한 유료 콘텐츠를 추가 과금없이 볼 수 있었다는 것이다. LG유플러스의 복수 셋톱박스 서비스 연동정책은 지난 2019년 3월 폐지됐다.

CJ ENM 관계자는 "LG유플러스가 복수셋톱 사용자에게 당사 VOD와 유료채널 서비스를 허락없이 오랫동안 무료로 제공해 왔다"며 "문화콘텐츠 산업 발전을 위해서라도 콘텐츠 무단 사용은 묵인해서는 안 되며 이번 소송을 통해 콘텐츠 저작권이 인정받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의 IPTV 서비스인 U+TV 가입자 중 복수셋톱 이용자는 16%가량으로, 10년간 복수 셋톱박스 연동서비스로 정산되지 않은 콘텐츠 대가는 100억원 규모라고 알려졌다. 하지만 CJ ENM이 LG유플러스에 요구한 소송가액은 5억원 수준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이번 소송이 10년간 받지 못한 콘텐츠 대가 정산보다는 CJ ENM이 커진 영향력을 활용해 저작권 문제를 본격적으로 합의하기 위한 것이라고 본다.

이번 소송의 결과가 최근 잇따라 출시된 태블릿IPTV 서비스의 콘텐츠 대가 산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IPTV사업을 운영하는 통신사들은 최근까지 별도의 셋톱박스 없이 태블릿PC에서 IPTV 콘텐츠를 볼 수 있는 태블릿TV 사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태블릿TV 서비스에 대한 CJ ENM과 통신3사의 해석이 달라 이 역시 OTT 실시간채널 사용료 문제처럼 비화될 여지가 있다.

◆목소리 커진 CJ ENM…통신3사에 전면전 선포

업계에서는 CJ ENM가 통신3사와의 협상에서 메인 이슈인 IPTV 프로그램 사용료 협상을 유리하게 끌고 가기 위한 명분쌓기에 나섰다고 해석한다. 글로벌 시장에서 자사 콘텐츠가 인정받게 되면서 그간 콘텐츠값에 인색했던 업계의 관행을 바꿀 시점이라고 봤다는 것이다.

김용희 오픈루트 전문위원은 "CJ ENM이 이제까지 '만년 갑'이었던 통신3사보다 대등하거나 그 이상의 힘을 갖게 되면서 그간의 협상 관행을 바꿀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며 "CJ ENM이 당장은 IPTV 사용료 협상건과 별개의 문제라고 선을 긋겠지만 물밑에서는 협상수단으로 활용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이번 소송이 콘텐츠 대가 협상의 출발선을 정리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콘텐츠 대가에 대한 법·제도적 근거 확립에 실패한다면 CJ ENM 측이 다른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 위원은 "콘텐츠 대가 협의에서 만족할만한 결과를 받아들지 못한다면, CJ ENM이 자사 OTT서비스인 티빙이나 넷플릭스에는 인기 콘텐츠를 적시 제공하고, IPTV에 송출되는 tvN 등 채널에는 일정기간 홀드백을 두고 업로드를 하는 등 차등정책을 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nanan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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