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르노삼성자동차 노사가 임금단체협상 재교섭에 나선다. 이달 초 여름휴가를 보내고 노사가 처음 한 자리에 모이는 것이다. 임단협이 2년간 지지부진한 가운데 최근 수출 호조세를 보이는 XM3가 노사 화합을 이끌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진다.
18일 르노삼성차에 따르면 회사는 19일 부산공장에서 12차 본협상을 열 예정이다. 노사는 지난달 26일 11차 본협상을 진행했으나 양측 이견에 따라 교섭을 정회했다.
노조는 기본급 월 7만1687원 인상과 격려금 700만원 등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지난해와 올해 임단협 조건으로 기본급 동결에 따른 보상금 200만원과 격려금 등 총 800만원을 제시한 상황이다.
노조는 "2018년부터 올해 2021년까지 무려 4년간 기본급을 동결하고 회사의 생존과 서바이벌 플랜이 아직 진행 중이라는 이유만으로 르노삼성 노동자들을 최저임금이라는 절망의 나락으로 밀어붙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회사 관계자는 "19일 12차 본협상은 지난달 교섭을 속개하는 것으로, 중단된 교섭을 이어나갈 것"이라며 "사측의 추가 제시안이 나올지는 당일 교섭을 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르노삼성차 노사가 임단협에 이견을 보이고 있으면서도, 준중형급 SUV XM3의 수출 증가세에 대해선 공감하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임단협을 타결하지 못한 상황에서도 XM3 수출 확대에 모처럼 부산공장에 활기가 돌고 있어서다.
[사진=르노삼성차] |
단적으로 지난해 83대에 불과한 XM3 수출 물량은 올들어 7월까지 2만5169대로 급증했다. XM3 수출 증가에 따라 부산공장 생산량 증가로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사측의 복안. 이를 통해 지난해 790억원의 적자 해소와 함께 수익성을 회복하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초 국내 출시된 XM3는 올해 3월부터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등 4개국에 수출되기 시작하면서 현지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이에 따라 XM3 수출은 3월 2961대에서 6월 7679대로 2배 이상 늘어났다. XM3 판매 국가도 28개국으로 늘었다.
특히 지난달 XM3 수출 물량은 4863대로, 내수 전체 판매량인 4958대에 맞먹었다. 이 덕에 르노삼성차의 올해 수출은 3만3161대로 전년 동기 대비 120.4% 증가했다. 르노삼성차 내수와 수출 차종을 통틀어 XM3가 가장 많다.
비단 르노삼성차 노사가 당장 임단협에 합의를 하지 않더라도 노조가 파업에 들어갈 가능성은 낮다는 게 중론이다. 파업으로 인해 XM3 생산에 차질이 생길 경우 이에 대한 책임이 노조에 돌아가기 때문이다. 또 르노삼성차는 '무노동=무임금' 구조여서 파업 시 급여 감소를 피할 수 없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르노삼성차가 연간 최대 10만대에 달한 닛산 로그를 수출하다가 끊겼는데, 파업 등을 이유로 XM3 유럽 공급 불안정 상황이 이어지게 된다면 르노 그룹 본사가 XM3 생산 공장 이전 검토에 나설 것"이라며 "노조로서도 파업 돌입은 현실적이지 못한 선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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