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민경하 기자 = 공정당국이 KT스카이라이프(KTSKY)의 현대HCN(HCN) 인수 건을 조건부 승인했다. 당국은 기업결합시 2개 시장에서 경쟁제한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케이블TV 수신료의 물가상승률 초과인상 금지 등 7개 조건을 제시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위성방송사업자인 KTSKY의 HCN 주식취득 건을 심의한 결과 2개 시장에서 경쟁을 제한한다고 판단해 조건부 승인했다고 24일 밝혔다.
두 기업 결합으로 디지털 유료방송, 8VSB방송, 초고속인터넷 등 총 10개의 관련시장에서 수평·수직·혼합형 기업결합이 발생했다. 8VSB는 별도의 셋톱박스 없이 아날로그 방송을 디지털 방송으로 전환해주는 주파수 전송방식이다.KTSKY는 지난해 10월 HCN과 현대미디어의 주식 100%를 취득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이후 KT스튜디오지니는 KTSKY로부터 계약상 매수인의 지위를 이전 받고 지난 7월 변경신고서를 제출했다.
공정위는 10개 관련시장 중 디지털유료방송과 8VSB방송 등 2개 시장에서 경쟁제한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초고속인터넷시장 등 나머지 8개 시장은 안전지대에 해당하거나 결합으로 인한 시장점유율 증가분이 미미한 점 등을 고려해 경쟁을 제한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디지털 유료방송시장 측면에서는 합산 시장점유율, 경쟁자들과의 생산능력 격차 등이 문제가 됐다. 두 기업 결합으로 8개 방송구역(서울 관악·동작, 부산 동래·연제 등)에서 합산점유율이 최대 73%까지 상승하며 2위 사업자와의 격차도 최대 59.3%p까지 늘어난다는 지적이다.
8VSB 방송의 경우 8개 방송구역 시장점유율이 100%인 독점사업자가 된다. KT계열이 모든 방송플랫폼(케이블TV, IPTV, 위성방송)을 구비함에 따라 시장진입에 더욱 많은 비용을 소요하는 점도 지적됐다. 또한 공정위는 두 기업 결합으로 경쟁압력이 약해지며 가격인상 유인도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하되 7개의 시정조치를 부과했다. 구체적으로는 ▲케이블TV 수신료 물가상승률 초과인상 금지 ▲단체가입 수신계약 체결거부·해지 금지 ▲전체 채널수·소비자선호채널 임의감축 금지 ▲신규·전환 가입시 불이익조건 부과행위 금지 ▲수신계약 연장·전환 거부 금지 ▲고가형 상품전환 강요 금지 ▲채널구성내역·수신료 홈페이지 게재, 사전고지 의무 등이다.
이행기간은 오는 2024년 12월 31일까지이며 수신료 인상·채널수 변경 시에는 14일 이내에 보고해야한다. 시정조치 변경 요구는 결합이 완료된 날부터 1년이 경과한 후부터 요청할 수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방송통신사업자간 결합에 대해 조건부 승인함으로써 방송통신융합을 지원하고 소비자 피해 가능성을 차단했다는데 의미가 있다"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방송통신위원회와 업무협약 체결 이후 첫 기업결합 사례로 심사과정에서 상호 협력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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