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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보건의료노조 총파업 가결…"합의 안 되면 9월 2일부터 돌입"

기사등록 : 2021-08-27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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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파업 찬반투표 결과 찬성률 89.76%로 통과
"중환자실·응급실 제외한 모든 직종 참여"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박성준 인턴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인력 확충 및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해온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가 조합원 투표를 거쳐 총파업을 결정했다. 보건의료노조는 노정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내달 2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하겠다는 입장이다.

보건의료노조는 2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노조회관 생명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89.76% 찬성률로 총파업이 가결됐다고 밝혔다. 지난 18일부터 전날까지 총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전체 조합원 5만6091명 중 4만5892명이 투표에 참여했고 4만1191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 보건의료노조가 27일 서울 영등포구 노조 생명홀에서 기자회견을 진행 중이다. 2021.08.27 heyjin6700@newspim.com

노조는 "세상에서 가장 절박한 파업"이라며 "남아있는 6일 동안 정부가 인력 확충과 공공의료 확충 요구에 대한 명확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으면 예정대로 9월 2일 오전 7시를 기점으로 전면 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총파업 찬반투표 결과에 대해 "더 이상은 이대로 버틸 수 없다. 반드시 인력 확충과 처우 개선을 확보하고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과 공공의료 확충을 이뤄내겠다는 조합원들의 간절한 의지가 담겨있는 결정"이라고 했다.

앞서 노조는 지난 17일 노동위원회에 역대 최대 규모의 동시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이후 11차례에 걸쳐 노정 교섭을 진행했다. 노정은 전날 오후 4시부터 이날 새벽 3시까지도 11차 교섭을 진행했으나 결국 공공의료 강화, 인력 확충의 핵심쟁점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특히 재정 문제로 인해 협상에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정부는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 및 공공병원 추가 확충의 경우 구체적 계획을 제시하기 어렵다는 입장이었다"며 "재원이 필요한 공공의료 강화 및 감염병 대응과 관련해 재정당국에 막혀 진전 없는 협상이었다"고 설명했다.

나순자 노조위원장은 "당장 코로나19 확진환자가 많이 입원한 전담병원의 경우 인력 확충이 절실하다"며 "현장에서는 간호사 1명당 15~20명의 환자를 돌보고 있다. 한계점에 도달했다"고 전했다.

총파업 가결에 따라 노조는 9월 1일 의료기관별로 파업전야제를 개최하고, 다음날인 2일부터 일손을 놓고 인력 및 공공의료 확충을 위한 정부의 결단을 촉구하는 방호복 파업을 진행한다. 중환자실, 응급실 등 필수유지 업무를 제외하고 간호사, 의료기사, 영상의학과, 물리치료사, 시설과 등 거의 모든 병원에서 일하는 직종이 파업에 참여한다. 중환자실, 응급실 등 필수유지인력은 파업에 참여하는 5만6000여명의 30%가량이다. 코로나19 선별진료소 인력도 파업에 동참한다.

보건의료노조 총파업은 지난 2016년 성과연봉제와 의료민영화 반대 이후 5년 만이다. 5만6000여명은 3만6000여명이 조정을 신청한 지난 2004년 주 5일제 도입 총파업 때보다 많은 역대 최다 규모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보건의료노조 관계자들이 2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보건의료노조 생명홀에서 열린 산별 총파업 찬반투표 결과 및 보건복지부와 노정교섭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날 총파업 투표가 약 90% 찬성률로 가결됐다며, 명확한 해결책이 없으면 내달 2일 총파업에 돌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021.08.27 mironj19@newspim.com

다만 노조는 "파업이 예고된 9월 2일 전까지 정부가 얼마나 강력한 의지를 갖고 실질적인 해결책을 내놓는가에 따라 코로나19 최전선 보건의료자 전면 파업은 사전에 극적으로 해결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남아 있는 기간 동안 대화의 끈을 놓지 않고 보건복지부와 노정교섭에서 합의점을 만들기 위해 끈질긴 협상을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노조는 여야 대표 및 정은경 질병관리청장과의 면담 내용도 공개했다. 정은경 청장은 지난 25일 노조와의 면담에서 "캠페인만으로 의료인력의 헌신에 다 보답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질병청에 주어진 과제 해결을 위해 관계부처와 공동협력을 통해 성심성의껏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홍남기 기획재정부 장관 및 경제부총리와의 면담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노조는 비판했다. 노조는 "파업 요구 해결을 위한 주요 면담이 속속 이뤄지고 있으나 홍남기 부총리와는 면담을 공식 요청한 지 수일이 지나도록 일정 협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

나순자 위원장은 "여야 떠나 모두가 공공의료 및 인력 확충 등에는 공감했는데 정부만 해답이 없는 상황"이라며 "복지부는 전향적이고 획기적인 태도 대신 관계부처와 협의하겠다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우리의 목적은 파업이 아니다. 벼랑 끝에서 움켜쥔 마지막 희망"이라며 "국민 여러분이 이 희망을 지켜달라. 저희들이 의료현장을 떠나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노조가 총파업을 결정함에 따라 일각에서는 '의료공백'이 우려도 제기된다. 지난달부터 50일 넘도록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네 자릿수를 웃도는 등 4차 대유행이 지속하는 상황에서 감염병 전담병원이 주축으로 파업에 나서기 때문이다.

현재 제12차 노정 교섭 일정은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노정 모두 대화의 여지는 열어두고 있어 총파업까지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박향 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지난 26일 열린 교섭에서 "코로나로 의료인력이 번아웃된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해달라는 노조의 요구에 공감한다"며 "끝장토론으로 충분히 이야기해 합의를 도출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노조 역시 "15일 간의 조정 기간이 만료되는 9월 1일까지 합의를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했다.

 

heyji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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