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정윤 기자= 인터넷전문은행의 중금리대출 첫 성적표가 발표됐다. 카카오뱅크의 중금리대출 비중은 소폭 증가했지만, 케이뱅크는 감소해 눈길을 끌었다.
30일 은행연합회 공시를 살펴보면 카카오뱅크의 올해 3월말(1분기)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잔액기준)은 10.0%고, 6월말(2분기)는 10.6%로 0.6%포인트(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대출 중 중금리대출이 지난해 말 10.2% 차지했으나 상반기에 0.4%p 소폭 늘어난 것이다.
케이뱅크는 1분기 18.2%였던 중금리대출 비중이 2분기 15.5%로 되려 2.7%p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21.4%였던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반년 만에 5.9%p 줄어들었다.
오는 9~10월 출범을 앞두고 있는 토스뱅크의 중금리대출 비중은 제외됐다.
은행연합회는 이날부터 홈페이지에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의 가계신용대출 잔액 중 중·저신용자 대상(신용등급 4등급 이하) 신용대출 비중(%)을 분기별로 공시한다.
기존에는 은행연합회에서 인터넷은행의 중금리대출 대표 상품의 금리만을 조회할 수 있어, 제한적인 정보만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분기별, 연간 비중이 주기적으로 공시되면서 중금리대출 확대를 보다 구체적으로 실현하고 관리‧감독할 수 있게 된다.
(사진=은행연합회 공시 화면 캡쳐) |
은행별 연간 목표를 보면, 카카오뱅크는 중금리대출 비중을 올해 20.8%에서 내년 25.0%, 내후년 30.0%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케이뱅크는 올해 말 21.5%에서 내년 25.0%, 내후년 32.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토스뱅크는 영업 첫해 중금리대출 비중을 34.9%로 설정하고 내년과 내후년 42.0%에서 44.0%까지 늘릴 예정이다.
이를 미뤄보아 카카오뱅크는 남은 하반기에 중금리대출 비중을 10%p 이상 끌어올려야 목표치를 맞출 수 있다. 케이뱅크는 6% 가량 비중을 더 높여야 한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상반기 중금리대출 비중이 작아보이나 3분기 들어 7~8월 신용대출 중 중‧저신용자 비중이 크다"며 "8월 한 달간 공급 규모는 전월대비 2배 이상 증가했으며, 무보증‧무담보 신용대출에서 중저신용 고객 대상 대출 잔액 비중도 상승했다. 8월 현재는 12.0%를 웃돌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카카오뱅크의 6월말 중‧저신용 고객의 대출액은 867억원에 그쳤으나 7월에는 1140억원, 8월에는 2674억원으로 급증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6월부터 고도화한 신용평가모형을 적용하고, 중저신용 고객 대출 한도를 최대 1억원으로 상향하는 등 최근 들어 본격적으로 중저신용 고객 대출 확대를 진행해 왔다. 이달 초에는 중신용플러스 대출, 중신용비상금 대출 등 중저신용 고객 전용 신규 대출상품 출시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신용대출을 하다보면 신용도가 높으신 분이 한도가 많이 나와 기본적으로 비중이 커질 수 밖에 없다"며 "중금리대출을 늘리고 있는 속도보다 고신용자분들의 증가세가 크다보니 전체적으로 감소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에는 중‧저신용자 중에서도 상환능력이 좋은 분들을 판별하는 등 신용평가시스템을 고도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면서 "올해 중금리대출 목표치는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jyo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