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신성룡 기자 = 일상 속에서 코로나19와 공존하며 살아간다는 이른바 '위드 코로나'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방역당국은 '단계적인 일상 회복'을 강조하며 신중한 모습이다.
선진국들이 사회적 거리두기와 방역기준을 일시에 완화했다가 확진자와 사망자가 다시 급증한 사례를 감안할 때 점진적으로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때문에 방역당국은 최근 '위드 코로나'라는 용어 자체를 지양하고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국민 10명 중 7명 '위드코로나' 기대…정부 "방역 완화 보다 안정화"
정부는 10월부터 위드 코로나를 검토해 볼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섣부른 방역 완화는 확진자 증가를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7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10월 말까지 최대한 접종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단 위드 코로나 적용을 해볼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방역수칙 일부 완화가 포함된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조치가 4주 연장 시행된 6일 오후 서울시내 한 식당에 안내문이 붙어 있다. 오늘부터 수도권 등 4단계 지역에서 식당·카페 영업시간은 오후 9시에서 10시로 연장된다. 모임인원 제한도 백신 접종완료자가 낮에는 2인, 오후 6시 이후에는 4인 이상 포함될 경우에 한정해 6인까지 확대된다. 추석을 포함해 일주일간은 접종완료자 4명을 포함, 최대 8명까지 가정 내의 가족모임이 허용된다. 2021.09.06 mironj19@newspim.com |
현재 60세 이상 고령층 1차 접종률이 91.2%로 추석 때까지 전 국민 70%가 접종하게 되면 성인 인구 약 80%의 2차 접종을 완료하는 시기가 10월 말이기 때문이다.
코로나에 지쳐가는 국민들도 정부의 백신접종 속도전에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국민인식조사 결과 10명 중 7명이 위드 코로나에 찬성, 국민적인 피로감을 반증했다.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위드 코로나 조기 전환에 대한 의견을 물은 결과 '찬성한다'는 응답이 73.3%로 나타났다. 일상에 가까운 방식으로 거리두기 단계를 조정하는 이른바 '위드(With) 코로나'로 보건 정책을 전환하는 것에 대해 국민 10명 중 7명이 찬성하는 입장이다.
위드 코로나는 확진자 억제보다는 위중증 환자 관리에 집중하는 방역 체계로, 꼭 필요한 방역 수칙을 지키면서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을 상당 부분 회복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방역당국은 지나치게 과도한 기대나 환상을 심어주는 것은 경계해 '위드 코로나'라는 용어 사용 자제를 당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위드 코로나의 의미가 방역을 확 낮춰도 된다는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어간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중수본은 9월 동안 유행 규모 안정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아직 갈 길이 먼 셈이다.
손영래 사회전략반장은 "방역적 긴장감을 유지해 9월 동안 유행 규모를 안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방역 제계 전환에 포커스가 쏠리면 긴장감이 떨어질 수 있어 우려된다"고 토로했다.
◆전문가 "중증 전환율 1% 치명률 0.1%" 선제 조건
정부가 '위드 코로나'를 경계하면서 '단계적 일상 회복'을 강조하는 이유는 국민들의 지나친 기대와 과도한 환상뿐 아니라 해외 사례처럼 다시 확진자가 폭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백신 접종을 일정수준이상 끌어올리지 않고서 위드 코로나를 시행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일상 속 코로나19 확진자가 더 늘어도 치명률을 낮추는 것이 관건이다.
아스트라제네카(AZ) 코로나-19 백신 [사진=경기도] 2021.06.03 jungwoo@newspim.com |
아직 간편하게 복용 가능한 코로나19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감염 후 중증으로 진행을 줄이기 위해서는 백신 접종을 집단면역에 가까운 수준까지 올려야 한다.
백신 접종률이 높은 덴마크, 영국, 미국 등 일부 해외 국가들은 '위드 코로나'를 시도하고 있다.
위드코로나의 대표적인 사례인 영국의 경우 지난 7월 19일 모든 모임 제한과 나이트클럽을 포함한 시설 영업제한 등 모든 방역 규제를 철폐했다.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사라지고 모임 인원 제한도 해제되면서 개인의 선택에 맡겼다.
영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의 '위드 코로나' 도입 배경에는 높은 접종률이 있다. 영국의 백신 접종 완료율은 62.9%다.
전문가들은 '단계적 일상 회복'의 기준으로 중증 전환율은 확진자의 1% 이하, 월평균 치명률은 0.1%까지 떨어져야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해외를 보면 전인구 70% 이상이 접종을 완료하면 어느 정도 차단됐다. 70% 이상 접종을 완료하고 서서히 방역을 완화하면 의료체계에 부담을 주지 않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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