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섭·송기욱 기자 =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올해 도쿄 하계올림픽을 일방적으로 불참한 북한에 대해 2022년까지 자격 정지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을 계기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 가능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다만 청와대는 IOC의 결정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참석은 별개라는 점을 강조하며 기대감을 버리지 않고 있다.
[삼지연=뉴스핌] 평양사진공동취재단 =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가 삼지연 초대소를 방문해 산책하고 있다. 2018.09.20 |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8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북한 올림픽위원회(NOC)가 2020 도쿄올림픽을 일방적으로 불참하는 결정을 내렸기 때문에 2022년 말까지 (참가 자격이) 정지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북한 올림픽위원회는 내년 2월 개최되는 중국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 참가할 수 없게 됐다.
북한의 베이징 올림픽 참석이 불가능해짐에 따라 청와대가 기대했던 올림픽 개막식 계기 깜짝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은 낮아졌다.
앞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8월 19일 민주당 초선의원 모임 '더민초'가 주최한 대선후보 초청 토크 콘서트에 출연해 "올 가을이라도 판문점 언저리에서 (남북 당국자간) 공식화된 대화가 있었으면 좋겠다"며 "내년 2월 북경 동계 올림픽 개막식에서 남북 정상이 대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베이징 올림픽 계가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통신연락선 재개에 앞서 발표된게 있는데 정상간 친서가 몇 번 오갔다는 것"이라며 "친서는 국제우편으로 갔을까, 사람이 가지고 갔을까, 아마 사람이 가지고 갔을 것이다. 만났다면 어디서 만났을까 상상을 해보면 대화가 있었구나라는 추론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낙연 전 대표가 베이징 올림픽 때, 여러 가지 외교적인 상황, 남북관계가 호전되면 좋을 것이라고 했다"며 "앞으로 반년 가까이 남은 일인데, 정부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서, 또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 비핵화를 위해서 계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는 그런 원칙적인 말씀만 드리겠다"고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으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은 바 있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오는 14일부터 이틀간 한국을 방문하는 것도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요소로 여겨졌다.
왕이 부장은 방한 기간 중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열고 2022년 베이징 올림픽에 대해 한국 측의 지지와 문재인 대통령의 개막식 참석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왕 부장은 청와대로 문 대통령을 예방하는 계획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코로나19 방역 등을 이유로 도쿄 올림픽에 불참했지만 중국에서 개최되는 베이징 올림픽에는 참석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이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한다면 문재인 대통령과 깜짝 만남이 이뤄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IOC의 발표로 청와대의 이같은 구상은 현실화되기 어려워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9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IOC가 불가피하게 행정절차에 따라 한 것"이라며 "매뉴얼에 따른 것으고 보고 이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을 아꼈다.
청와대는 그러면서도 남북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 IOC의 결정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베이징 올림픽 참석은 다른 영역이라는 것이다.
중국이 북한을 '피를 나눈 혈맹'이라고 일컫는 만큼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 김정은 위원장을 초청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중국 입장에서는 베이징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북한의 참여가 필수적이라고 여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이날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내년까지 북한이 국제경기에 참여하지 못하게 한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회의 결정은 정치적 보복으로 비판받을 수 있다"며 "북한의 도쿄올림픽 불참 배경은 코로나19 로부터 선수들의 생명안전보장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국제올림픽 규정에는 올림픽 불참에 대한 징벌규정도 있지만, 예외규정과 결정에 대한 재심규정도 있다"고 결정번복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냉전 시기 불참국들의 경우 다음번 올림픽에 징벌보다 참여사례가 더 많다"며 "내년 북경 동계올림픽의 북한 참여 문제는 주최국 중국의 입장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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