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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고발 사주 의혹' 공익신고자 논란 왜…관련 규정 살펴보니

기사등록 : 2021-09-09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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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신고자 지정 규정 모호…"일단 접수됐으니 공익신고자 맞다"
"실질적 보호조치는 권익위만…대검은 선언·예비적 차원의 선언"
공익신고 여부 놓고도 엇갈린 시각…"원칙 위반" vs "재량 범위"

[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이른바 '윤석열 고발 사주' 의혹 사건 제보자 A 씨가 '공익신고자'에 해당하는지를 둘러싸고 검찰과 국민권익위원회가 신경전을 벌이면서 권한 여부를 놓고 논란이 됐다. 이번 사안이 공익신고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법조계 전문가들의 시각은 엇갈리고 있다. 대검찰청은 일단 공익신고 사건으로 접수하면서 제보자 A 씨에 대한 보호조치 의무를 지게 됐지만 추후 권익위가 다른 판단을 내놓을 경우 비판 논란에서 자유롭진 못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최근 불거진 '고발사주' 의혹과 관련해 해명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21.09.08 kilroy023@newspim.com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은 전날 "제보자 A 씨에 대해 공익신고자 요건에 충족한다"고 발표했다. 이후 권익위가 "공익신고자 지위 여부는 권익위가 최종적 유권해석 및 판단권한을 가진다"고 반발하자 대검은 '공익신고자로 보호하되 지위 판단은 권익위가 한다'는 취지로 한발 물러섰다.

앞서 대검은 지난 2일 '고발 사주' 의혹 보도가 난 직후 제보자로부터 공익신고서를 제출받아 공익신고 요건 충족 여부를 검토해 왔다. 이 과정에서 대검은 공익신고 요건이 충족된 제보자를 일반적 의미의 '공익신고자'로 지칭한 반면 권익위는 공익신고법상 보호조치를 신청해 권익위 판단을 받은 자로 한정했다.

이 같은 논란은 현행 공익신고자 보호법이 공익신고 접수 기관에 대해 '공익신고자' 지정 절차를 특별히 규정하지 않은 탓이다.

공익신고자 보호법 제6조는 공익신고를 신청할 수 있는 기관(접수기관)으로 권익위 외에 공익 침해 행위를 하는 기관·기업 등의 대표자, 이를 지도·감독할 권한이 있는 조사기관, 수사기관 등으로 한정하고 있다.

권익위를 제외한 접수기관은 공익신고가 들어오면 △신고자의 인적사항 △공익 침해 행위를 하는 자 △공익 침해 행위 내용 △공익신고 취지와 이유 △증거 첨부 등 공익신고 요건 충족 여부를 먼저 판단할 수 있다. 공익신고로 인정할 경우 접수기관은 신고자 보호 규정을 준수하면서 사건을 처리해야 하는 의무를 지게 된다.

권익위는 이후 실질적인 불이익 침해 행위로 인해 신고자로부터 보호조치 신청이 들어오면 비밀보장과 신변보호, 불이익 조치 금지 등 구체적인 실력 행사에 나설 수 있다. 다만 권익위 심사에서 공익신고자로서의 자격을 인정받지 못하게 되면 해당 공익신고는 효력을 잃게 된다.

즉 현행법상 공익신고자 지위를 인정할 최종적 권한은 권익위에 있다. 권익위도 마찬가지로 신청자에 대해 공익신고자 지위를 인정하게 되면 실제 공익 침해 행위에 대한 처벌은 대검 등 접수기관에 공익신고가 들어온 시점부터 소급 적용하게 된다.

권익위 핵심 관계자는 "대검이 현재 제보자 A 씨를 보호하겠다는 것은 대내외적으로 신고자에 대한 보호조치 의무가 선제적으로 지켜지도록 하겠다는 예비적 차원의 선언"이라며 "실제 위반 행위가 발생했을 때 공익신고법상 취할 수 있는 보호조치는 실질적으로 권익위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단 사건이 대검에 공익사건으로 접수가 됐으니 A 씨는 공익신고자 신분이 된 것으로 볼 수는 있다"면서도 "대검이 권익위와 같은 기준과 절차에 따라 판단하지 않았다면 (추후) 우리 결정에 의해 뒤집힐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권익위는 (심사 시) 일반적인 공익신고 요건에 더해 신고자가 허위로 누군가를 모함하려고 하거나 부정한 목적으로 공익신고를 한 경우 공익신고자로 인정하지 않는다"며 "법률 전문가들이 얼토당토않게 판단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부산=뉴스핌] 윤석열 전 검찰총장 = 2021.07.27 jool2@newspim.com

그렇다면 제보자 A 씨의 공익신고가 대검이 인정한 것처럼 법령상 요건을 제대로 충족하고 있을까. 법조계에선 엇갈린 시각을 보이고 있다.

권경애 변호사는 페이스북에 "언론에 제보하는 경우 일정한 노출 위험을 감수한다는 것"이라며 "언론 제보자는 공익신고자 보호법상 공익신고자로 보호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고 언급한 바 있다.

실제 공익신고자 보호법 제10조 제2항에는 공익신고 내용이 언론매체 등을 통해 공개된 내용에 해당하고 공개된 내용 외 새로운 증거가 없는 경우 조사를 중단하고 끝낼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강귀석 법무법인 다솜 변호사는 "조문상 맞는 말이지만 재량 행사의 영역이라 할 것"이라며 "공익신고자 보호법의 제정 목적을 고려한다면 일단 조사기관이 재량권을 행사해 그대로 공익신고로 인정하고 조사를 이어나가는 것 자체는 공익신고자 보호 및 공익신고 독려 측면에서 수긍이 간다"고 평가했다.

호루라기 재단의 이영기 변호사도 "일단 이 사건 제보자의 경우 공익신고자보호법에 따라 공익신고 행위로 인정되는 게 맞다"며 "이번 사안은 언론 보도 내용을 토대로만 봐도 사실 판단에 어려움이 없어 공익신고라고 본 대검 판단에 크게 문제가 될 것은 없다고 본다"고 답했다.

kintakunte8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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