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민경하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계열사 지정자료를 제대로 신고하지 않은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 지정자료 허위·누락 제출에 대한 고의성이 입증될 경우 검찰 고발도 가능할 전망이다.
15일 공정위와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최근 5년간 제출한 지정자료 중 지주회사인 케이큐브홀딩스 관련 자료를 허위·누락 제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정자료는 공시대상기업집단(자산 총액 5조원 이상의 대기업) 지정을 위한 계열회사·동일인의 친족·임원·주주 현황 자료를 뜻한다. 카카오는 올해 공정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에서 자산총액 20조원으로 18위에 올랐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 [제공=카카오] |
지난 2007년 설립된 케이큐브홀딩스는 카카오 지분 10.59%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사실상 카카오 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으며 김 의장은 케이큐브홀딩스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공정위는 카카오의 지정자료 누락·허위 제출 여부와 함께 김 의장과 카카오가 사전에 위반 사실을 인지했는지 집중적으로 살피고 있다. 현행 '기업집단 관련 신고·자료제출 의무 위반행위에 대한 고발지침'에 따르면 인식 가능성이 현저한 경우거나 인식가능성이 상당하고 중대성이 현저한 경우 검찰고발 대상이 된다.
쉽게 말해 김 의장과 카카오가 규제를 피하기 위해 고의로 지정자료를 허위·누락 제출했을 경우 검찰 고발이 가능하다.
다만 공정위는 구체적인 조사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조사 내용에 대해서는 말해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공정위는 올해 들어 세 차례 기업집단 지정자료 허위제출행위를 제재한 바 있다. 관련 지침 시행 이후 첫 번째로 고발조치된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을 비롯해 정몽진 KCC 회장,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 모두 검찰고발 처분을 받았다. 김 의장 또한 고의성이 입증될 경우 고발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공정위는 케이큐브홀딩스의 금산분리 규정 위반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케이큐브홀딩스가 올해 업종을 경영컨설팅업에서 금융투자업으로 변경했는데 이경우 금융사인 케이큐브홀딩스가 비금융사인 카카오를 지배하는 구조가 돼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행 공정거래법 상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자산 총액 10조원 이상의 대기업) 소속의 금융·보험사는 지분을 보유한 비금융·보험사에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만약 케이큐브홀딩스가 카카오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한 사실이 있다면 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
204m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