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정수 기자 = 이번 추석 연휴 기간 동안 재계 총수들은 대부분 국내에 머무를 전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되고 있는 만큼 해외 출장을 자제하고 주력 사업을 검토하며 미래 사업 구상 등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4대그룹 총수.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구광모 LG 회장, 최태원 SK 회장.(사진=뉴스핌DB) |
◆해외 출장 접고 국내에…공식 일정 없이 자택 머물 예정
18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자택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명절 연휴마다 해외 현장경영에 나섰지만 이번 추석에는 출장길에 오르지 않을 전망이다.
앞서 이 부회장은 2019년 설에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을 방문한 데 이어 추석에는 삼성물산이 건설 중인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도심 지하철 공사 현장을 찾았다. 지난해에도 설 연휴에 브라질을 방문해 중남미 가전사업을 점검했고, 추석 직후 유럽 출장에 나서 반도체 극자외선(EUV) 장비 제조업체 ASML 본사를 방문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24일 가석방 11일 만에 240조원의 대규모 투자 계획을 내놓는 등 경영 복귀에 전념하는 모양새였지만 취업제한 논란 등을 감안해 이번 추석 연휴에는 국내에 머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20조원 규모의 미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부지를 조만간 결정될 예정인 만큼 관련 현안이나 수감으로 오랜 기간 미뤄졌던 인수합병(M&A) 등에 대해 고민할 것으로 관측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역시 국내에서 추석을 보낼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은 다음 달 SK그룹 CEO 세미나를 앞두고 하반기 계획과 경영 화두 등을 구상할 전망이다.
SK그룹은 매년 세미나를 통해 그룹 주요 계열사 CEO들과 경영 성과를 점검하고 내년 경영 전략을 논의했다. 최 회장은 지난해 세미나에서 "각 관계사가 만든 '파이낸셜 스토리'에 시장 신뢰와 사회 공감이 더해질 때에만 기대수준을 뛰어넘는 기업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최 회장은 지난 6월 열린 그룹 확대경영회의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탄소중립'을 강조하며 "하느냐 안 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경쟁력의 문제"라고 언급한 바 있다.
추석 기간 최 회장은 이와 함께 지난 8일 국내 주요 그룹과 맺었던 '수소 동맹'과 관련한 사업 방안을 고려하고 투자를 넓히고 있는 반도체·배터리 사업도 점검할 예정이다.
◆'포스트 코로나' 대비, 미래 성장동력원 강구 나서
구광모 LG그룹 회장 또한 공식 일정 없이 자택에 물려 경영 구상에 나설 예정이다. 구 회장은 전자·배터리·화학·전장 등 주요 사업 부문을 점검하면서 신사업 추진과 관련된 방안 모색에도 집중할 전망이다.
앞서 구 회장은 미래 신사업 구축을 위해 벤처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전진 기지는 지난 2018년 미국 실리콘벨리에 자리 잡은 'LG테크놀로지벤처스'다. 이곳에서는 최근까지 30건 넘게 자율주행, 인공지능(AI), 바이오, 로봇, 양자컴퓨팅 등의 벤처기업에 투자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추석 연휴 기간 국내에서 반도체 수급상황을 검토하고 그룹 미래 사업에 대한 전략 강구에 나설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현대차그룹이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으로 생산 차질을 겪고 있다. 현대차 아산공장은 이달 15일부터 17일까지 생산을 중단하고 추석 연휴인 20일~22일 생산을 재개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9일과 10일에도 공장 가동이 중단된 바 있다.
정 회장은 그룹 전동화 전략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2035년부터 유럽 시장에 배터리 전기차(BEV)와 수소전기차(FCEV)만 판매하는 데 이어 2040년을 '수소에너지 대중화의 원년'으로 선언하고 다른 주요 시장에서도 수소전기차와 전기차만 판매할 계획이다.
한화그룹의 김승연 회장과 장남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은 추석 연휴 기간 특별한 외부 일정 없이 자택에 머물며 미래 경영 구상에 임할 전망이다. 한화가 최근 추진하고 있는 우주항공 산업과 친환경 에너지 사업 등을 점검할 것으로 관측된다.
우주항공 산업은 한화그룹에서 주력하고 있는 영역이다. 앞서 한화그룹은 지난 3월 그룹 우주항공산업 총괄 조직인 '스페이스 허브'를 출범하고 팀장으로 김동관 사장을 선임한 바 있다. 친환경 에너지 분야 역시 한화그룹이 선택한 미래 먹거리다. 현재 한화그룹은 태양광 산업 경쟁력 강화와 수소 벨류체인 조성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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