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지혜 김정수 기자 = 재계 총수들이 폭염 속에서도 해외 출장 등 현장 경영을 확대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미국 등을 오가며 미래 모빌리티 사업을 점검하는가 하면,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미국을 방문해 현지 사업을 직접 살펴봤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미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발한 현장 경영을 펼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사진=현대차] |
◆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미국 출장 이어 도쿄올림픽 챙겨
정 회장은 지난달 중순 미국 투자 계획 구체화와 미래 기술 점검을 위해 출장길에 올랐다. 지난 4월과 6월에 이어 올해 세번째 미국 출장이다. 정 회장은 현지에 머물면서 미국 내 모빌리티 사업 계획을 구체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는 순수 전기차인 아이오닉5 미국 수출을 시작으로 내년 현지 생산 체제를 구축한다. 기아도 EV6 전기차를 내년 초부터 미국에 판매한다. 이를 통해 미국에서 로보틱스,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미래 신사업을 본격적으로 펼쳐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또 정 회장은 지난달 22일(현지시간)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2020·2021 자동차 명예의 전당 헌액식'에 아버지인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을 대신해 수상자로 참석했다.
정 명예회장은 세계 자동차산업 최고 권위의 '자동차 명예의 전당'에 한국인 최초로 헌액됐다. 헌액식에는 2020년, 2021년 헌액자는 물론 역대 헌액자 및 가족, 자동차 관련 글로벌 산업금융언론 분야 주요 경영진 등이 초청됐다. 현대차그룹에서는 정 명예회장을 대신해 정의선 회장이 수상자로 참석했고 부인 정지선 씨와 가족들도 함께했다.
정 회장은 미국 출장을 마치자마자 일본으로 향했다. 대한양궁협회 회장으로서 도쿄올림픽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양궁 여자 단체전 결승 등 주요 경기를 함께 하며 선수들을 응원했다. 대표팀을 격려한 후에는 현지 자동차 업계를 두루 살폈으며 지난 1일 귀국했다.
정 회장은 귀국 직후 김포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정 명예회장 헌액에 대해 "매우 영광스러운 일"이라며 "회사로서도 저희 가족으로서도 그렇고 많은 걸 이뤄놓으셨기 때문에 모두가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고 더 잘해야겠다는 그런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정 명예회장의 헌액은 자동차 업계 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영예라는 평가다.
◆ '해외출장·하반기 경영구상' 더 바쁜 휴가철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별도의 여름휴가를 보내지 않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5월에 이어 지난달 미국 출장을 다녀욌다. 최 회장은 SK 워싱턴 지사와 SK하이닉스 미주 사업장 등을 방문했고 미국 싱크탱크 관계자와 정보기술(IT) 관련 기업인들과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현지 회의 모습을 자신의 개인 인스타그램에 올리기도 했다.
올해 초 경영 일선에 공식 복귀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코로나19 방역 상황을 고려해 특별한 휴가 계획을 잡지 않았다. 여름휴가 없이 한화그룹의 미래 먹거리 발굴에 시간을 쏟을 계획이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 [사진=한화그룹] |
지난 1일 취임 40주년을 맞은 김 회장은 우주항공과 수소, 태양광 사업에 승부수를 던지며 100년 기업으로의 도약을 구상 중이다. 이를 위해 미래 모빌리티, 친환경에너지 등 신사업 육성에 전념하기로 했다.
한화그룹은 김 회장 재임 40년 간 총자산은 548억원에서 지난해 말 기준 217조원으로 288배 증가했고 매출은 1조1000억원에서 65조4400억원 60배 늘며 재계 7위 그룹으로 우뚝 올라섰다.
이런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건'으로 지난 1월 징역 2년 6월의 실형을 선고 받고 수감 중이다. 이 부회장은 2017년 2월 구속돼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가 이듬해 2월 집행유예로 석방됐다.
하지만 올초 서울고법이 징역 2년 6월을 확정하면서 이 부회장은 재수감됐다. 지난달 이 부회장은 형기의 60%를 채워 법무부의 가석방 자격에 부합한다. 이 부회장의 복귀 여부는 이달 초 법무부 가석방심사위원회에서 결정날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 가석방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지난 6월 경총 회장단 회의에서 "지난 4월 이후 경제부총리를 시작으로 청와대와 국무총리에게 이 부회장의 사면을 건의했다"며 "글로벌 반도체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시기에 이재용 부회장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기회가 하루빨리 만들어 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40대 젊은 총수인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최근 며칠간 여름휴가를 다녀왔다. 구 회장은 평소 임직원들에게 여름휴가를 통한 휴식과 건강을 챙길 것을 강조했고 본인 역시 취임 후 해마다 휴가를 다녀온 것으로 알려졌다. 구 회장은 휴가 중 특별한 일정 없이 국내에서 가족과 휴식을 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관계자는 "각국별로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다르고 델타 변이 등 우려에 하반기 경영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며 "총수들이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경영 구상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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