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22일(현지시각)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1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종전선언 필요성을 거듭 강조한 데 대해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를 달성하기 노력하고 있다면서 종전선언 가능성에 대한 논의에 열려 있으며 대북 관여를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에 대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논평 요청에 "미국은 북한과의 대화와 외교를 통해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를 달성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문재인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각) 오후 유엔 총회장에서 제76차 유엔 총회 고위급회기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페이스북] 2021.09.22 photo@newspim.com |
그러면서 미국과 동맹국, 그리고 배치된 군대의 안보를 증진시키는 가시적인 진전을 이루기 위해서 조율되고 실용적인 접근법의 일환으로 북한과의 관여를 지속적으로 모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우리는 북한에 대해 어떠한 적대적인 의도도 없으며, 전제조건 없이 만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우리는 북한이 우리의 활동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를 희망한다"고 언급했다.
미 국방부도 한국전쟁 종전선언에 대한 논의에 열려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방부 존 커비 대변인은 같은 날 정례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에 대해 질문을 받고 "미국은 북한과 대화와 외교를 통해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를 달성하는데 여전히 전념하고 있다"며 "우리는 다양한 문제를 다루기 위해 북한과의 관여를 계속 추구한다. 종전선언 가능성을 논의하는 데 열려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항상 그랬듯이 우리의 목표는 여전히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고 역설했다.
커비 대변인은 '종전선언이 비핵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느냐'는 추가 질문에 "우리는 종전선언에 대해 열려 있다"는 점을 거듭 밝히며 "하지만 비핵화 달성을 위해 북한과 외교와 대화에도 전념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것이 복잡한 문제라는 것을 안다"며 "우리는 앞으로 그런 종류의 대화를 하는 데 있어 우리 외교관의 역할을 지원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 전문가들 "종전선언 진짜 문제는 북한의 관심"
문 대통령의 한반도 종전선언 제안과 관련해 로버트 매닝 아틀란틱카운슬 선임연구원은 한국전쟁의 공식적인 종전은 숭고한 염원이겠지만, 종전선언이 포괄적인 비핵화 과정의 일부가 아니라면 결국 종이 한 장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매닝 선임연구원은 "종전선언을 통해 한반도의 상황이 전혀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또 북한이 종전선언에 대해서 그다지 관심을 보이지도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미국 국가이익센터 해리 카지아니스 한국 담당 국장은 문 대통령이 북한의 핵무기 군축을 최소한이라도 하기 위한 방법의 일환으로 종전선언에 대해 국제사회에 언급한 점은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가 한반도에 대해 관심을 크게 기울이지 않는 것을 고려할 때, 한국은 현 시점에서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추진해 나갈 능력이 거의 없다고 분석했다.
한미경제연구소(KEI) 트로이 스탠가론 선임국장도 "종전선언을 둘러싼 진짜 문제는 북한의 관심"이라며 북한이 전쟁은 끝났다는 점을 인정하고 남북한 양측이 의견 차이를 두고 협상해야 하지만, 불행하게도 북한이 협상을 원치 않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21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가 모여 한반도에서의 전쟁이 종료됐음을 함께 선언하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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