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지 김지현 기자 = 국회가 문재인 정부에 대한 마지막 국정감사에 돌입했다. 국민의힘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진상 규명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지만 더불어민주당이 이를 '막장 국감'이라 받아들이는 등 쉽게 주도권을 내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지금처럼 여당이 이재명 방탄 국감을 고집하면 민주당 스스로가 부패 집단의 비호세력임을 자인한 것"이라며 맞서고 있다. 이에 응수하는 더불어민주당은 '민생'을 방패로 내거는 동시에 오세훈 서울시장,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 후보의 이름을 국감장에 끌어올 계획이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위원석에 대장동 사건과 관련한 피켓이 붙어 있다. 이날 손팻말 탈 부착과 관련하여 의견 충돌로 인해 회의가 중단됐다. 2021.10.01 kilroy023@newspim.com |
국민의힘은 대장동 특혜 의혹 특검 도입 요구를 민주당이 수용하지 않을 시 결국 국정감사에서 이 부분을 따져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민주당은 야당의 대장동 공세를 '차단'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정부의 성과를 좀 더 강조한다는 계획이다.
일단 국민의힘은 대장동 개발 의혹을 겨냥해 '이재명 경기지사'의 몸통설을 철저히 규명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화천대유자산관리와 성남도시개발공사 관련자 등 46명(중복 제외)을 국감에 부르자고 요구했으나 이들 전원의 증인·참고인 요구가 미채택된 상태다.
국민의힘이 채택을 요청한 핵심증인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윤정수 성남도시개발 사장, 김만배 화천대유 자산관리 대주주, 김석배 화천대유 자산관리 이사, 이성문 화천대유 자산관리 이사, 고재환 성남의뜰 대표, 황호양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과 천화동인 이사 7인, 정영학 회계사다.
[성남=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김은혜 의원이 29일 오전 경기 성남시 판교 대장동 개발 특혜의혹 진상조사를 위해 지난 29일 판교대장동 일대를 방문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1.09.29 photo@newspim.com |
국민의힘은 국토교통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 행정안전위원회, 정무위원회 등 4개 상임위 국정감사에 출석해야 할 대장동 증인·참고인 46명의 명단을 공개하며 더불어민주당이 이를 수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진전이 없는 상태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전날(30일) "의혹 당사자들의 증인·참고인 채택을 무산시키고 있는 민주당은 국민 대표자로서 권력 비리 진상을 캐내는 것보다 이재명 후보의 호위무사 역할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이 국민적 의혹을 밝힐 국감을 '맹탕 국감'이 될 위기로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대장동 의혹을 규명할 검·경 수사는 진행 중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요구하는 '특검'을 민주당이 받아들이지 않는 만큼 결국 국정감사에서 승부를 볼 수밖에 없으나 증인·참고인 채택에서 난항이 이어지고 있다.
악조건 속에서도 국민의힘은 국정감사에서 천문학적 로또판의 설계자가 누구인지를 규명하는 것이 임무라는 결의를 다지고 있다.
국토위 소속인 김은혜 의원은 뉴스핌과 통화에서 "(특검 등) 다른 방법이 다 좌절되면 국정감사에서 철저하게 이 부분을 따져볼 수밖에 없다"며 "단군 이래 최대 치적이라 하면서 모든 증인과 자료 제출을 거부하고 있는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민주당에 맞서서 야당으로서 끝까지 진실 규명을 위해서 싸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천문학적 로또판의 설계자가 진짜 이재명 지사라면 이것이 어떤 무능과 부패로 연결돼 있는 건지, 그런 것들을 규명하는 게 저희의 임무"라고 덧붙였다.
국토위 소속 송석준 의원은 "대장동과 관련해서는 여당이 증인·참고인 협상에 아주 강하게 거부하는 분위기"라면서도 "성남도시개발 공사, 성남시도 최대한 참고인이나 증인으로 올 수 있게끔 계속 협상을 해야 될 것 같고 최대한 국민들의 의혹이 해소되고 규명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말했다.
행안위 소속 김용판 의원은 "여러 가지 이재명 지사의 설계가 의심은 되지만, 아직까지 결정적으로 나온 게 없어 그래서 그걸 찾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며 "국감에서 문제를 찾는데 전력투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국감에서는 상임위원회중 법사위, 행안위, 국토위, 정무위에서 여야가 '대장동'을 놓고 정면충돌할 전망이다. 이재명 경기지사사 지사직을 유지할 경우 피감기관의 장으로서 오는 18일, 20일로 각각 예정된 행안위와 국토위 경기도 국감에 자리해야 한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2021년 국정감사가 시작된 1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법원행정처), 사법연수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이 "부착된 피켓을 떼라고 요구하고, 떼지 않을 경우 정회 필요"라고 적힌 더불어민주당 지침을 보여주고 있다. 2021.10.01 kilroy023@newspim.com |
민주당은 국민의힘에 공세에 맞서 "정쟁보다는 민생, 과거보다는 미래로 나아가는 국감을 준비하겠다"고 내세우고 있다. 국민의힘의 국감 준비를 두고 '막장 국감'이라고도 직격했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30일 "야당은 대선을 앞두고 허위 폭로, 막장 국감을 하려 하고, 무차별 정쟁 국감을 하는 구태를 연출할 것으로 보인다"며 "선도국가로 나아가는 대한민국의 국격에 맞는 국회, 국격에 맞는 국감이 돼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부동산 비리와 관련 증인·참고인 출석에 난항을 겪고 있는 반면 민주당은 오세훈 시장의 '파이시티 인허가'관련 발언에 대해서도 난타전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파이시티 외에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 후보가 부친의 서울 연희동 주택을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인 김만배씨 누나에게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매도한 것도 검증할 계획이다.
국토위 소속 신동근 의원은 뉴스핌과 통화에서 증인·참고인 미채택에 대해 "통상적으로는 수사가 진행되거나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증인 채택을) 않는다. 그러니까 자체적으로 그런 기준에서 (판단) 했을 것인데. 결국 합의 보기는 쉽지 않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대장동 이슈와 관련 "잘잘못을 떠나 제도적, 법적인 허점들이 좀 있다. MB 정권 당시에 이제 신도시 지정을 갖다가 국토부에서 시·도지사도 할 수 있게끔 일정 규모 이하는 그러다 보니까 이제 지자체에서 그냥 자체적으로 개발하기 시작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대장동 건도 그 사이에서 여러 가지 탈법이 있었는지는 밝혀봐야 되겠지만 그런 점들에 대해서는 제도적 개선책에 대해서 요구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게 누구 책임이냐. 네 의혹이냐. 이건 검찰이 밝힐 것이다. 우리가 그걸 가지고 공방할 필요는 없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같은 상임위 소속 장경태 의원은 "국감 이슈들은 워낙 많다. 대장동이든, 오세훈 시장의 파이시티도 있고 그것도 부동산의 일부"라고 말했다.
일단 그는 "부동산뿐만 아니라 도로, 철도, 항공 등 코로나19 상황에서 현안들이 많다. 일단 정책 국감을 하기 위해 이러한 현안 중심으로 좀 해야 되겠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저쪽에서 정쟁을 한다면 진실이 밝혀지고 있기도 하고, 저도 어제 윤석열 후보 부친의 (주택) 현장도 갔다 오고 입주 계획서 이런 것도 다 쓰면서 문제가 있었다, 이런 것을 올리기도 했다"며 "오세훈 시장의 파이시티, 윤석열 후보 부친의 주택 매도와 아파트 매수 과정에서의 그런 것들을 의정 활동을 통해 밝힐 수 있는 진실을 밝히고 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아울러 "증인 채택이 중요하다고 생각 안 한다. 이미 자료를 다 조사해서 이제 폭로할 것들이 많은데, 이런 상황에서 (증인 채택이) 중요하겠느냐"라고도 말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1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무조정실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참석, 감사 시작 전 '대장동 의혹 관련 특검을 요구'하는 피켓을 노트북에 붙이고 있다. 2021.10.01 kilroy023@newspim.com |
최근 경찰은 서울시장 보궐선거 운동 기간 중 '파이시티' 사업과 관련해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고발된 오세훈 서울시장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오 시장은 서울시장 보궐선거 기간이던 지난 4월 한국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파이시티 사건'이 자신의 시장 재직 시절과 무관하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이에 일부 시민단체는 오 시장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경찰에 고발한 바 있다. 오 시장은 "청와대 하명에 따른 경찰의 기획 사정 의혹이 있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한 유튜브 방송은 지난 28일 윤 후보의 부친 윤기중 씨와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의 친누나 김명옥 씨간 부동산 매매거래를 두고 다운계약서 의혹과 함께 사실상 뇌물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윤석열 캠프는 "윤기중 교수는 김명옥 개인이 계약 당사자였고, 부동산중개소로부터 소개받았을 뿐이므로 김명옥 개인 신상이나 재산관계에 대하여는 당연히 몰랐다. 김명옥 개인이 집을 사는데 '천화동인3호'에 투자했는지를 매도자가 알 수 있을 리가 없다"고 즉각 반박했다.
한편 이날 겸임 상임위원회(운영위원회·여성가족위원회·정보위원회)를 제외한 14개 상임위 중 7개의 상임위가 국감 일정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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