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정윤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지난 8월 금리 인상 이후 두 달이 채 되지 않은 데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경기, 경제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가계부채 심각성은 여전해 다음달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전망이 커지고 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인 연 0.75%로 동결했다. 앞서 한은은 지난 8월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2018년 11월 이후 2년 9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연 0.5%에서 0.75%로 0.25%포인트(p) 인상한 바 있다.
실제로 이달 금리 결정에 앞서 전문가들은 동결 의견이 우세했다. 금융투자협회는 지난 9월27일부터 30일까지 채권업계 종사자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 100명 중 87명이 10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역대 금리 인상 전례를 살펴보면 인상을 단행한 이후 두 달여 정도는 시장 파급 효과를 지켜봤다. 연속해서 금리인상을 단행한 적이 드물단 얘기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
최근 경기 지표와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것도 부담이다. 지난달 30일 발표된 산업활동 동향 통계에 따르면 코로나19 4차 유행과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으로 8월 생산, 소비, 투자가 석 달 만에 일제히 감소했다. 특히 서비스업 생산과 소매판매액 지수가 각 0.6%, 0.8% 줄어드는 등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타격이 뚜렷했다.
지난달 중국 헝다 사태를 비롯해 미국 부채한도 협상, 인플레이션 우려 등 글로벌 악재들이 연일 발생하면서 코스피는 6개월 만에 3000선이 붕괴됐고, 원달러 환율은 1200원을 돌파하는 등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크다.
이를 미뤄보아 이달 숨고르기를 한 후 11월에는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가계부채의 위험성이 계속해서 도사리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인상을 더 이상 늦추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은이 지난달 발간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는 기준금리 인상이 가계부채 증가 속도를 억제하고 주택가격 상승률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오는 11월 금통위에서 추가 금리 인상이 이뤄진 이후, 금리 인상 사이클은 이주열 총재의 임기인 내년 3월까지는 소강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기준금리 결정 이후 이주열 총재의 기자간담회에서 금리인상 소수 의견과 추가 금리인상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한편 고승범 전 금통위원 후임 자리에 박기영 위원이 취임하면서 이날 금통위는 이 총재 등 7명의 금통위원이 모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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