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북한이 대화 전제조건으로 적대시정책 철회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오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선 적대시정책 주장의 실체가 모호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1일 국방발전전람회 연설에서 미국을 향해 "북한에 적대적이지 않다고 믿을 만한 행동적 근거가 하나도 없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12일 "조선노동당 창건 76돌을 맞으며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이 11일 3대혁명전시관에서 성대히 개막됐다"면서 "김정은 동지께서 개막식에 참석하셨다"고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2021.10.12 oneway@newspim.com |
김 위원장은 지난달 29일에도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종전선언에 "타방에 대한 편견적인 시각과 불공정한 이중적인 태도, 적대시 관점과 정책들부터 먼저 철회돼야 한다는 것이 우리가 계속 밝히고 있는 불변한 요구"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다만 북한과 비핵화 담판을 벌여왔던 미국의 외교 당국자들은 북한 고위 관리들이 적대시 정책의 분명한 뜻을 물어보면 늘 답변을 회피해왔다고 비판했다.
19일 미국의소리(VOA)방송에 따르면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북한은 (북미 협상 당시) 적대시 정책에 대해 수없이 언급하면서도 분명한 뜻을 밝히지 않았다"고 밝혔다.
힐 전 차관보는 "북한은 적대시 정책 때문에 대화해 봐야 소용없다고 말하려 하지만, 끝내야 할 적대시 정책이 무엇인지 정의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조셉 디트라니 전 미국 6자회담 차석대표 역시 "북한은 적대시 정책이라는 용어를 항상 쓰면서도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설명한 적은 없다"고 했다.
그는 "북한은 협상에서 진전을 보지 못할 때나 미국과 한국, 일본 등과 관계가 만족스럽지 않을 때 적대시 정책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다가 막상 원하는 것을 얻고난 뒤에는 그 말을 하지 않는다"며 "그들은 그 표현을 매우 전술적으로 사용한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요구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한미 동맹의 종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수석부차관보는 "북한 관리들은 수년 동안 적대관계를 종식시키는 유일한 방법이 한미동맹을 종식시키고 한반도와 주변에서 미군을 철수시키는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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