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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 발사] KAI·한화에어로 등 민간주도 '뉴 스페이스' 가속

기사등록 : 2021-10-20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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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 총조립·한화에어로 액체로켓엔진 제작 담당
누리호 성공, 글로벌 우주시장 진출 중대한 이정표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순수 국내 기술로 만든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 발사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사업을 계기로 우주산업이 국가주도에서 민간주도로 전환되는 '뉴 스페이스'(New Space)' 시대가 가속화 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누리호 사업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이 주관했지만 국내 약 300개 기업이 참여했다. 지난 11년간 전체 사업비 1조9572억원이 투입 됐는데 이중 80%인 1조5000억원이 참여 기업에 쓰였다.

특히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한화는 누리호 사업에 참여한 300여개의 민간업체 가운데서도 핵심 역할을 수행한 대표 기업으로 꼽힌다.

[서울=뉴스핌]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된 한국형 발사체인 누리호가 20일 오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에서 기립 및 고정작업을 거치고 있다. 지난 2013년 발사에 성공한 나로호 대비 탑재중량이 15배 증가했고 인공위성을 실어 지구 궤도에 안착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누리호는 오는 21일 오후 4시께 발사 예정이다.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2021.10.20 photo@newspim.com

KAI는 길이 47.2m, 무게 200톤 등 3단형 우주발사체인 누리호 체계 총조립을 맡았다. 300여개 기업이 제작한 각 부품 조립을 총괄하는 역할이다. 1단 연료탱크, 산화제탱크도 제작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누리호의 핵심 부품인 액체 로켓 엔진 제작을 담당했다. 누리호를 구성하는 총 3단 로켓중 1단과 2단에 사용되는 75톤급 엔진 5기, 3단에 사용되는 7톤급 엔진 1기 등 총 6기를 공급했다. 75톤급 엔진 생산·조립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세계에서 7번째로 성공했다.

총 무게가 200톤인 누리호가 지구 중력을 벗어나려면 시속 4만 km 이상의 속도로 수직 상승해야 한다. 중력을 극복하고 우주궤도에 도달하는 동안 극한 조건을 모두 견뎌낼 수 있는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다. 항공 엔진 생산 업력 40년이 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이번 성공이 주목받은 이유다.

국내 방산기업들은 국내 기술로 자체 개발한 최초의 발사체인 누리호의 성공을 국내 기업들이 '뉴 스페이스' 시대로 진입하는 중대한 이정표로 보고 있다.

세계의 우주산업도 정부 주도의 '올드 스페이스'에서 민간 주도의 '뉴 스페이스' 시대로 돌입했다. 민간 우주탐사 기업인 스페이스X를 비롯해 블루 오리진, 버진 갤럭틱, 보잉 등이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 7월 11일 버진 갤럭틱의 우주 비행선 VSS 유니티(Unitiy)가 창업주인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과 임원들을 태우고 지구 대기의 끝자락인 고도 88km에 도달하면서 사상 첫 민간 우주 관광 시대의 도래를 알렸다. 9일 뒤인 7월 20일에는 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업자가 두 번째 민간우주 관광에 나섰다. 베조스는 자신이 설립한 민간 우주기업 블루 오리진의 발사체 뉴 셰퍼드(New Shepard)에 탑승해 고도 107km까지 도달했다가 무사히 귀환하는 데 성공했다.

국내에서도 지난 5월 미사일 사거리를 800km로 제한한 한·미 미사일 지침이 종료되면서 우주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한국형 발사체를 개발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KAI는 누리호 사업을 계기로 항공우주체계 종합업체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올해 2월 '뉴 스페이스 태스크포스(TF)'를 마련해 제조-운영-서비스로 이어지는 우주산업 밸류체인 구축을 위한 실무 작업에 들어갔다.

앞서 1994년부터 다목적실용위성 1호~7호, 정지궤도 복합위성, 차세대중형위성 등 다양한 인공위성개발 사업에 참여하며 꾸준히 기술 노하우를 축적해 왔다. 또한 최초의 민간주도 위성사업인 차세대중형위성 2호부터 개발을 주관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올해 3월 우주항공산업을 전담하는 조직인 '스페이스 허브'를 출범시키고 관련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국내 최초 인공위성 전문기업인 쎄트렉아이를 인수해 위성 개발기술 역량을 확보했다. 쎄트렉아이는 현재 위성본체, 지상시스템, 전자광학 탑재체 등 핵심 구성품의 직접 개발과 제조가 가능한 국내 유일의 업체다.

한화시스템은 올해 8월 세계적인 우주인터넷 기업인 원웹(OneWeb)에 약 3450억원을 투자하고 이사회에 합류했다. 원웹은 지난 2019년 세계 최초로 '우주인터넷용' 위성 발사에 성공했다.

한편 모건스탠리는 세계 우주사업 규모가 2018년 400조원에서 2040년 1240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이 한국형 발사체인 누리호를 순수 국내 기술로 제작하는 과정에서 기술력과 경험치 관련 역량을 크게 강화했다"면서 "국내를 넘어서 확대되고 있는 글로벌 우주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yuny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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