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차기 대선 러닝메이트격인 서울 종로 보궐선거 후보군을 놓고 더불어민주당 고심이 길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에선 이준석 당대표 출마가 유력하게 점쳐지는 가운데, 마땅한 맞수를 찾지 못해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원내부터 원외인사까지 다양한 인사들을 놓고 검토하면서도, 돌고 돌아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재등판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지난 8월 서울 여의도 한 중식당에서 만찬 회동을 가졌다. 2021.08.18 photo@newspim.com |
내년 서울 종로 보궐선거는 차기 대선과 같은 날 치러진다. '정치 1번가'로 불릴 만큼 정치적 상징성이 큰 지역인 데다, 선거일이 대선과 겹치면서 미니대선을 방불케 할 전망이다. 벌써부터 거물급 인사들이 후보군에 오르내리고 있다.
후보군으로는 임종석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 이사장과 4·3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 출마했던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거론된다.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 역시 물망에 올라있고, 제3지대 대선 출마를 선언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와 연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적확한 카드를 놓고선 답을 내리지 못하는 분위기다. 당내서도 의견이 제각각이다. 일찌감치 서울 종로로 거주지를 옮긴 임 전 실장을 유력후보로 언급되는가 하면, 여성후보를 공천해 여야 대선후보들의 최약점으로 꼽히는 여성층을 공략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국민의힘에서 이 대표가 정치신예 카드로 출전한다면, 민주당에선 중량감 있는 인물로 맞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단 종로 유권자 연령층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데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유권자 연령층이 상대적으로 높은 만큼 여성·청년후보보다 중진을 앞세우는 것이 유리하다는 데 힘이 실려있다.
민주당 고위관계자는 "현재 거론되는 젊은 남성후보들은 이 대표와 붙으면 고전할 가능성이 높고, 여성 후보들은 유권자 특성상 승산이 높지 않을 것 같다"고 봤다. 이 관계자는 "대선·종로보궐·서울시장 선거는 패키지로 갈 수 밖에 없다"며 무게감 있는 안정적 인물을 출전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시사했다.
결국 종로에서 재선을 지낸 정 전 총리가 링에 다시 오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여야 간 '신예 대(對) 중진' 구도 측면이나 이재명 대선후보와 함께 뛰는 러닝메이트 그림으로 나쁘지 않다는 판단이다. 경선결과로 불거진 당 내홍이 가라앉지 않은 상황에서 '원팀 메시지'에 힘이 실리는 부대효과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핵심관계자는 "정 전 총리가 종로 출마 가능성에 선을 긋고 있긴 하지만, 당이 어려운 상황에서 당을 위한 역할을 마다하진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chojw@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