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올해 하반기 기업공개(IPO) 마지막 최대어로 꼽히는 카카오페이를 두고 증권사와 개인 투자자 사이에서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일각에선 카카오페이의 상장 직후 2대주주인 알리페이가 소유한 지분 일부가 즉시 유통 가능하다는 점에서 '오버행'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다만 카카오페이의 성장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비춰 공모가가 희망밴드 최상단으로 결정되더라도 적정가치의 50% 수준에 불과하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전날부터 이날까지 이틀 간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마친 뒤 오는 25일부터 공모주 일반 청약을 진행한다. 이번 수요예측 첫날에는 경쟁률이 네자릿수에 가까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공모가가 최상단인 9만원으로 확정될 경우, 최대 1조5300억원의 공모 자금이 유입된다.
[로고=카카오페이] |
하지만 카카오페이 공모가에 대한 고평가 논란과 금융당국의 핀테크 규제 리스크, 증시 경색 등으로 IPO 대박 행렬에 합류하기 힘든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카카오페이는 지난 7월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8월에 상장할 예정이었으나 공모가가 지나치게 높다는 논란에 휩싸이면서 금융감독원의 제재를 받았다. 이에 카카오페이는 공모가를 낮춰 증권신고서를 다시 제출했으나, 지난달 금융소비자보호법에 따른 금융상품 중개 이슈가 터지면서 한 차례 더 상장 일정을 연기했다.
정광명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과거의 매출액 성장률을 적용한 카카오페이 밸류에이션은 최근 높은 매출 성장률이 그대로 유지된다는 매우 공격적이고 지속되기 어려운 가정이 들어간 밸류에이션"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카카오페이에 대한 잠재적 매도 가능 주식(오버행)이 4000만주가 넘어서 상장 직후 주식 가격 하락도 개인 투자자들의 투심을 위축시킬 것으로 보인다. 알리페이는 지난 2017년 4월 카카오페이 출범 당시 지분 39.1%를 취득했고 이후 두 차례에 걸쳐 유상증자에 참여, 지분율을 45%까지 올린 상태다. 상장 후 기준 알리페이가 보유한 1389만4450주(10.65%)는 6개월간 보호예수되지만, 3712만755주(28.47%)는 상장 후 즉시 유통가능하다.
여기에 공모주 1360만주(10.44%)까지 합하면 상장 직후 유통가능물량은 38.91%로 40%에 육박하게 된다. 이 때문에 카카오페이도 증권신고서를 통해 "유통가능 물량의 경우 상장일부터 매도가 가능해 해당 물량의 매각으로 인해 주식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증권가는 카카오페이의 잠재력을 고려했을 때 현재 안고 있는 리스크는 상당 부분 해소될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금융소비자보호법 등과 같이 핀테크 시장 성장에 따른 사회적 책임과 소비자 보호 이슈가 제기되나 증권·보험 라이선스를 직접 취득하는 전략을 선택하고 있어 중장기 규제 리스크에서 자유롭다"며 "카카오페이는 높은 이용자 충성도는 물론 카카오톡 플랫폼에 근거한 네트워크 효과 및 빅데이터 경쟁력까지 보유했다"고 분석했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도 "최근 3년 간 연평균 매출액 성장률이 102%를 넘었고 카카오 계열사와의 시너지 가능성, 비즈니스 확장성 등을 고려하면 카카오뱅크처럼 전통적인 밸류에이션 지표보다는 향후 성장 잠재력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카카오페이는 국내 최초로 일반 청약 공모주 물량 전체를 균등 배정하기로 결정해 개인 투자자들의 참여가 높을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다. 그간 공모주는 통상 50%는 비례로, 나머지 50%는 균등 배정으로 이뤄졌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가에서는 카카오페이의 잠재 동력을 고려했을 때 공모가가 희망밴드 상단인 9만원으로 결정되더라도 적정가치의 절반에 불과하다는 의견도 있다"며 "개인 투자자의 청약 문턱이 낮다는 점도 카카오페이의 IPO 흥행을 예상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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