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정한 기자 = 기업 회생 절차를 진행 중인 쌍용자동차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며 한고비 넘겼다. 하지만 최종 매각을 위해선 인수 대금 및 고용 승계 협상이 남은 만큼 안심하기 이르다는 전망이 나온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20일 쌍용자동차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과 함께 인수 제안서를 제출했던 '이엘비앤티 컨소시엄'은 평가 대상에서 제외됐다. 따라서 쌍용차는 매각 2순위인 예비협상대상자가 없는 매각 작업을 시작하게 됐다.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전경 모습[사진=쌍용자동차] |
◆ 매각 본계약 11월께...'인수 추진단' 구성
쌍용차와 매각주간사 EY한영회계법인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한 법원허가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이달 말까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11월 초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은 쌍용차 공장 등을 방문해 약 2주간 현장 정밀실사를 거친다. 이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인수 대금 및 주요 계약조건에 대한 본 계약 협상이 진행된다.
쌍용차는 이에 앞서 11월 1일로 돼 있는 회생 계획안 제출 기일 연장에 나선다. 쌍용차 관계자는 "회생 계획안 제출 기일 연장 신청을 다음 주중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업계는 에디슨모터스가 이엘비앤티 컨소시엄보다 낮은 인수 가격을 제시한 것을 두고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가능성을 낮게 봤었다. 하지만 법원과 쌍용차는 실제 인수 가격보다 인수 자금 조달 능력을 면밀히 살핀 것으로 나타났다.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은 계열사 쎄미시스코를 비롯해 사모펀드 KCGI, 키스톤PE, TG인베스트먼트로 구성됐다. 에디슨모터스가 마련한 자체자금은 2700억원 정도이며, 4000억원 가량의 자금을 추가로 투자받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2조원으로 평가되는 쌍용차 평택공장 토지를 담보로 추가 대출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에디슨모터스의 지난해 매출은 898억·영업이익 28억원이며, 쌍용차 인수엔 7000억~1조원 이상이 필요할 전망이다. 에디슨모터스는 지난 2015년에 설립된 전기버스 업체로 압축천연가스(CNG)·전기 버스와 전기 트럭 등 상용차를 실제로 생산, 판매하고 있다. 시장에선 이 부분에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를 전기차 회사로 전환, 오는 2030년까지 총 30종의 신형 전기차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에디슨모터스는 이를 위해 지난 8월 군산공장을 준공했다.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은 "내부적으로 쌍용차 인수 추진단을 구성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쌍용차 노사가 14일 기업 회생의 염원이 담긴 자구안에 대한 조인식을 평택공장에서 가졌다[사진=쌍용자동차] 2021.06.14 krg0404@newspim.com |
◆ 고강도 자구안 쌍용차 노조엔 '협조 요청'
쌍용차 매각의 또 다른 뜨거운 감자는 바로 '고용 승계'다. 180여명에 불과한 에디슨모터스가 자신보다 25배나 큰 몸집을 가진 쌍용차(4612명)를 품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쌍용차 임직원들은 지난 6월부터 무급 휴업을 순차적으로 실시하는 고강도 자구안을 이행하고 있다.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신청한 무급휴업 기간은 내년 6월까지다.
쌍용차 관계자는 "그동안 노조가 총고용을 건드리지 않기 위해 복지 반납과 임금 축소 등을 노력했다"며 "(새 인수자가) 고용 부분을 크게 건드리지 않을 것"이라고 고용 승계를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에디슨모터스는 임직원들의 '협조' 없는 쌍용차 인수는 불가능하다고 경고했다. 흑자전환을 위한 생산량 확대를 꾀하고 있어 구조조정은 불필요하나, 임직원들의 비협조적인 태도는 인수 불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쌍용차는 "실사 과정에서 필요한 서류는 인수 의향자들에게 공통적으로 나눠준 것으로 알고 있다. 그간 비협조적인 사례가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다"며 "강 회장이 고용 승계 의지가 높은 만큼 원활하게 소통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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