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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1주기] 이재용 부회장, '20조 투자' 시동…미국행 임박

기사등록 : 2021-10-24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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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리 투자처 곧 결정..역대 최대 규모
"이재용이 나서야" 해외서도 역할론 강조
스텔란티스와 배터리 합작사도 설립
지배구조개편 용역 곧 마무리..연내 인사도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고(故) 이건희 회장 타계 1주기 직후 본격적인 경영 행보를 이어갈 전망이다.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기 위한 미국행을 시작으로, 조만간 마무리될 지배구조 개편 용역을 토대로 연말 조직개편과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배터리 역대급 투자, 이재용 결단 필요한 삼성

24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다음달 미국 출장길에 오를 예정이다. 미국에 예정된 삼성전자의 신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투자지역을 최종 확정하기 위해서다.

현재 유력 후보지는 텍사스주 테일러시다. 현재 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장이 위치한 오스틴과 인접한 테일러시는 삼성전자 공장 유치에 가장 적극적인 지역이다. 지난 14일(현지시간) 테일러시의회는 삼성전자에게 제공할 세제 혜택과 용수 지원 등이 담긴 지원 결의안을 최종 확정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2021.10.21 pangbin@newspim.com

삼성전자의 투자 규모는 170억 달러, 우리돈으로 약 20조원 규모다. 삼성의 해외 투자 규모로 역대 최대 금액이다. 투자 규모도 상당하지만 최근 글로벌 반도체 정세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만큼 이 부회장이 직접 나설 때가 됐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8월 가석방 출소 후 공식적인 대외활동을 자제하고 잠행을 이어갔다. 지난달 14일 김부겸 국무총리를 만나 청년 일자리 창출 지원을 약속한 자리가 유일한 공식 일정이다.

이 부회장이 경영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는 해외에서도 나오고 있다. 영국의 권위있는 경제전문지인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기사를 통해 TSMC, 애플과 대적하기 위해선 이재용 부회장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반도체를 둘러싼 대내외적인 악재를 극복하기 위해 이 부회장이 "거침없는(ruthless) 면모"도 발휘해야 한다고 언급해 주목을 끌었다.

삼성은 최근 삼성은 2023년까지 3나노, 2025년까지 2나노 공정의 반도체를 양산하겠다고 밝히면서 TSMC, 인텔과 본격적으로 첨단 반도체 경쟁에 뛰어들 것을 선언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삼성이 TSMC와 대적하는 로직칩 분야 대표기업(logic-chip star)이 되려면 이 부회장이 빠른 시일 내 나서야 한다"고 보도했다.

이 부회장의 미국행은 반도체 사업에 국한되지 않는다. 삼성SDI가 지난 22일 스텔란티스(Stellantis)와 손잡고 미국에 첫 전기차 배터리 셀·모듈 생산법인을 설립하기로 하면서다. 합작법인의 사명과 위치는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지만 오는 2025년 상반기부터 연산 23GWh 규모로 전기차 배터리 셀과 모듈을 생산하기로 했다.

이 부회장은 미국에 들러 스텔란티스 관계자와 사업을 점검하고 배터리 생산공장 부지도 함께 둘러볼 가능성도 있다. 배터리공장 후보지로 일리노이와 미시간 등이 점쳐지고 있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2020.10.28 photo@newspim.com

◆지배구조 개편도 임박..연말 인사 앞당길 듯

내부적으로도 삼성은 이 부회장의 중요한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 와 있다.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의뢰한 용역이 조만간 마무리되기 때문이다. 삼성은 용역이 마무리되는 대로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BCG의 용역 과정은 드러난 내용은 없으나 이사회 중심의 경영 구조 안착이 골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준법감시위원회가 지배구조 개편에 적극 개입 의사를 비친 만큼 지금까지 발생한 불법, 탈법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고 합리적인 의사 결정이 이뤄지도록 구조를 안착시키겠다는 것이다.

특히 과거 미래전략실처럼 컨트롤타워 조직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만큼 이에 준하는 조직이 재구성될 여지도 있다.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경영진단도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져 조직개편이 임박했다는 관측이다. 삼성전자 IT·모바일(IM) 부문 산하 네트워크 사업부 매각설이 재차 불거진 가운데 대규모 구조조정설이 돌고 있다. 삼성전자는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으나 조만간 조직개편이 임박한 듯한 모습이다.

지배구조 개편과 경영진단에 따른 연말 인사 역시 이전보다 규모가 클 것이란 관측이다.

한편 오는 25일 이건희 회장의 1주기 추도식이 수원 선영에서 열릴 전망이다. 이 부회장을 비롯해 유족과 계열사 사장들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간소하게 치러질 것으로 알려졌다. 

syu@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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