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법원이 남양유업 인수 결렬로 소송을 벌이고 있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한앤코)가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의 의결권 행사를 막아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홍 회장은 오는 29일 열리는 남양유업 임시 주주총회에서 새로운 이사진 선임을 위한 안건에 찬성하는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송경근 수석부장판사)는 27일 한앤코가 홍원식 회장과 아내 이운경 고문, 손자 홍모 군을 상대로 낸 의결권행사금지 가처분 사건에서 "채무자들은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1명 등 이사 신규 선임 안건에 관해 찬성하는 내용으로 지분 합계 52.63%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해서는 안 된다"고 결정했다.
특히 재판부는 한앤코 측의 간접강제 신청도 받아들여 홍 회장 등이 위 결정을 위반하는 경우 연대해 100억원을 한앤코에 지급하라고 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 국정감사에 증인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1.10.08 leehs@newspim.com |
재판부는 한앤코와 홍 회장이 체결한 주식매매계약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한앤코가 경영권 확보 목적 달성을 방해하는 행위의 금지를 구할 권리가 소명된다고 봤다.
우선 재판부는 "이 사건 임시주총 안건은 남양유업 이사진들의 사임에 따른 필수 결원을 막기 위한 단순한 보전적 조치라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주식매매계약에 기한 한앤코의 경영권 확보를 저지 또는 지연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가처분 신청이 기각된다면 남양유업 이사진은 홍 회장 등이 지명한 자들로 새로 구성되고 그 임기는 3년간 보장돼 한앤코로서는 본안 사건에서 승소한다 하더라도 새롭게 구성된 이사진을 교체하기 어려워 실질적인 경영권 확보에 상당한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앞서 남양유업은 지난 5월 홍 회장 등 오너 일가가 보유한 지분 53%를 한앤코에 3107억원에 매각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지난달 1일 한앤코에 계약 해제를 통보했고 같은 달 14일 열린 임시 주총에서 한앤코 측이 제시한 안건을 부결하면서 남양유업 매각 결렬을 공식화했다.
이에 한앤코는 당초 계약대로 주식을 양도해달라는 소송과 함께 홍 회장 등의 주식처분을 금지하는 가처분을 냈고 법원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후 남양유업은 29일 임시주총을 소집하고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1명 등 신규 경영진을 선임하겠다고 예고했고 한앤코는 "친(親) 홍원식 체제를 강화해 한앤코의 경영권 인수를 방해하려고 하고 있다"며 홍 회장 등의 의결권 행사를 금지하는 가처분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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