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GAM부장 = 요즘 미국 주식 투자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주변 지인들로부터 종종 질문을 받는다. 질문의 대부분은 '뭘 사면 좋을지' '지금 이 타이밍에 들어가도 좋을지' 등이다. 물론 답은 하지 않는다. 그건 '신의 영역'이니까.
그렇다고 교과서적인 얘기만 장황하게 늘어놓고 싶지도 않다. 대신 최근 미국 주식 시장에서 자주 쓰이는 신조어 정도는 배워두라고 얘기하고 싶다.
주식해서 돈 좀 벌고 싶다는데 웬 신조어 타령이냐 할 것이다. 신조어라 함은 MZ세대 같은 젊은이들과 잘 소통하고 싶을 때나 필요한 것 아니냐고. 그렇다. 바로 이 소통을 위해 신조어를 배워야 한다.
주식시장에서 쓰이는 신조어는 현재 주식시장의 방향성을 한 마디로 표현한다. 시장이 보내는 시그널, 시장 참여자들이 공통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큰 흐름이 바로 신조어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조어의 뜻만 잘 알고 있어도 시장을 읽어내는데 도움이 된다.
얼마 전까지 미국 시장에서는 'FOMO(포모)'가 성장주의 주가를 끌어올리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FOMO는 'Fear Of Missing Out'을 줄인 말로 '소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뜻하는 심리학 용어다.
나만 혼자 강세장에서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는 불안 심리가 투자자들의 매수세를 자극하면서 이러한 흐름이 미 증시 3대 지수의 신고가 행진을 이끌어 냈다.
최근 핫한 신조어는 'TINA(There is no alternative to stocks, 티나)'다. 말 그대로 '주식 외에 대안이 없다'는 뜻이다.
이러한 인식에 따라 주식시장으로 대규모 유동성이 몰리면서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증시 수급 상황은 초과 수요 상태다. JP모간은 올해 세계 주식 수급에 대해 1조1000억달러 초과 수요 상태로 추산했다.
TINA 심리는 개인이나 기관을 불문한다. 월가 유력 매체의 하나인 배런스가 지난달 미국의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에 따르면 60%가 주식에 대해 여전히 '가장 매력적인 자산'이라고 응답했다.
일각에서는 TINA 덕분에 공급망 차질, 인플레이션, 장기금리 상승 등 각종 악재에도 불구하고 연말까지 주가가 가파르게 반등하는 장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주장을 제시한다.
나아가 앞으로는 또 다른 경제활동 재개를 뜻하는 'YARO(Yet Another Reopening, 야로)'가 시장 분위기를 주도할 전망이다. 특히 YARO 국면에서는 이익률이 높고 재무건전성이 우수한 이른바 '하이퀄리티(초우량)' 주식이 좋은 성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월가에서는 ▲미국의 코로나19 사태가 진정 국면에 들어섰다는 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긴축 선회 ▲장기금리 상승 등으로 YARO 테마와 하이퀄리티 주식이 주목받을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신의 영역을 탐하지 않더라도 이 짤막한 단어 세 개만으로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의 주식 시장 방향을 가늠해 보기에 충분하지 않은가.
단, 시장에서 쓰이는 신조어는 생명력이 짧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시장은 그만큼 빨리 변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TINA, YARO 이후 또 어떤 신조어가 나타날지 유심히 지켜보고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남보다 빨리 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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