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보영 기자= 무이자로 국민 세금을 수혈받은 수협중앙회가 공적자금 일시 상환에 대한 대가로 법인세 추가 감면을 요구하고 나서 논란이다. 20년간 공적자금 상환율이 30%에 그치는데도 수협은행의 수익성 악화·억대 연봉 확대 등 적극적으로 세금을 갚으려는 노력도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 국민혈세 무임승차 논란
2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2022년 예산안 분석보고서'를 보면 수협중앙회는 현재까지 29.3%(3398억원)의 공적자금을 상환했다. 2001년 외환위기로 1조1581억원의 공적자금을 지원받은 후 20년간의 성적이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진균 수협은행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수산업협동조합중앙회, 한국해양진흥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1.10.19 leehs@newspim.com |
수협중앙회는 그간 무이자로 국민혈세의 혜택을 받아왔다. 수협중앙회가 수협은행 배당금으로 마련한 공적자금 상환 재원은 고유목적사업준비금으로 분류돼 법인세를 적용받지 않았다.
그런데 더 나아가 수협중앙회는 기획재정부에 법 개정을 통해 조기상환시 세금 지원을 해달라고 건의해 왔다. 이 같은 요구가 반영된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되자 수협중앙회는 "국회에서도 통과될 수 있도록 어업인과 수산업계의 뜻을 모으겠다"며 즉각 환영의 뜻을 밝혔다.
개정안은 공적자금 일시상환에 따른 과세특례 신설해 내년 공적자금을 상환한 금액 중 손금에 산입할 수 있는 범위를 초과한 금액은 2023~2028년 기간 동안 균등하게 상환한 것으로 의제하는 내용을 포함한다. 현재 관련 개정안은 국회 관련 소위에서 심사 중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과도한 특혜라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이 개정안에 대한 입법예고 등록의견에도 반대의견이 줄을 잇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수협중앙회는 이미 수협은행으로부터 받는 배당금에 대한 세금을 내지 않고 있는데 법인세 추가 감면은 과도한 혜택이자 국민혈세로 거래를 시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협중앙회와 수협은행의 상환 성적도 아쉽다. 수협중앙회는 2017년부터 수협은행의 배당금을 재원으로 삼아 예보의 우선출자증권을 매입·소각하는 식으로 공적자금을 상환해왔다. 2019년부터는 계획에 미달한 금액을 상환해왔다. 2019년엔 당초 계획(818억원)에 못 미친 501억원을, 2020년에는 836억원 상환 계획에 미달한 350억원을 갚았다.
이에 대해 수협 관계자는 "연간 상환 계획을 세우지만, 2028년까지 1조1581억원을 상환하면 되는 부분"이라며 "2018년 상환한 금액(1100억)은 은행 수익의 50%, 2019년도에 상환한 금액(1320억)은 수익의 절반을 넘어서는 액수였다"고 설명했다.
◆ 수익성 악화하는데 억대 연봉 '껑충'
공적자금 상환을 위한 자구노력도 부족하다는 비판도 거세다. 수협은행의 수익성은 날로 악화하고 있다. 수협은행의 영업이익은 2018년 3301억에서 지난해 2681억으로 2년 간 19% 하락했다. 9월 현재 영업이익은 2686억원이다.
자본적정성 지표도 취약하다. 3월말 기준 수협은행의 자기자본(BIS)비율은 13.28%를 기록했다. 국내 모든 일반은행, 특수은행을 통틀어 가장 저조한 수치다. 수익 안정성 지표인 대손충당금과 고정이하여신 비율의 경우 수협은행은 134.2%로 시중은행 평균(149.9%)보다 낮다.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국정감사에서 "수협은행 측이 2028년까지 앞으로 7년 간 8000억원의 잔여 금액을 상환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수협의 자구 노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은 수협중앙회·수협은행의 2020년 억대 연봉자가 지난 2016년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한 점을 들어 "수협이 공적자금의 조기상환을 외면하고 내부 직원 배 불리기에만 급급한 것으로 보여 매우 아쉽게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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