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내년 3·9 제20대 대통령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그는 야권의 캐스팅보터로 떠올랐다.
정권교체를 염원하고 있는 국민의힘 입장에선 안 대표의 존재를 무시할 수 없다. 내년 대선이 초박빙 승부가 예측되는 가운데, 야권이 분열되면 패배할 수밖에 없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이에 어떤 국민의힘 후보가 안철수 대표와 케미를 잘 맞출 수 있을 것인지도 관심사다. 안 대표와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상호 경쟁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여권의 공세에서는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 특히 추후 단일화까지 고려한다면 후보 간의 케미도 중요하다.
현재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윤석열 예비후보와 홍준표 예비후보가 양강구도를 구축한 가운데, 어느 후보가 선출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윤 후보 보다는 홍 후보가 안 대표와의 케미가 더 잘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잔디광장 분수대 앞에서 제20대 대통령선거 출마 선언식을 하고 있다. 2021.11.01 leehs@newspim.com |
◆ 국민의당 "安, 홍준표와 화학적 결합 가능…2030세대·호남 지지층 겹쳐"
안 대표는 지난 1일 국회 잔디밭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그의 출마 선언으로 온 관심사는 야권 단일화와 연대 등에 집중됐다.
그러나 안 대표는 일단 완주 의사를 확고히 했다. 안 대표는 "당선을 목표로 (대선을) 나왔다"며 "제가 정권교체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대표가 당분간 제3지대로서 독자의 길을 걷는다고 해도 야권은 힘을 모아야 하는 상황이다. 무려 180석에 달하는 더불어민주당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안철수 대표와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상호 협력적 경쟁관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정치권 관계자들의 해석이다.
국민의당 측 핵심 관계자는 국민의힘 후보로 누가 선출돼야 케미가 잘 맞겠느냐는 질문에 "홍준표 후보의 경우 안 대표와 인연이 굉장히 오래됐다. 지난 2017년 대선에도 함께 출마를 했었고, 그 이후에도 인간적 유대 관계가 굉장히 오래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홍 후보와 화학적 결합이 수월한 이유에 대해 "홍 후보는 아웃사이더로서 당에서 비주류지 않나. 그동안 야권과 보수 개혁에 있어서는 (안 대표의) 견해나 정치적인 위치가 같다"며 "만약 홍 후보가 국민의힘 후보로 선출되면 화학적 결합 측면에서 훨씬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안 대표와 홍 후보의 지지층이 같아 어려운 점이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지지층이 2030세대와 호남이라는 점이 겹친다"며 "그렇기 때문에 서로 주고받아야 할 부분이 적어진다"고 진단했다.
전문가 역시 비슷한 의견이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보완 효과를 고려한다면 홍 후보가 더 절실하다고 봐야 한다"며 "홍 후보의 이미지가 극우이지 않나. 그래서 중도층의 이미지가 많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홍준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지난 지난달 15일 서울 마포구 상암 MBC에서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 일대일 맞수토론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1.10.15 photo@newspim.com |
◆ "윤석열, 개인적 은원관계 없지만…캠프 사람들이 구태"
국민의당 측에서는 윤석열 후보 개인에 대해선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지만 캠프 구성원 등의 문제로 인해 안 대표와의 화학적 결합은 어렵다고 예상했다.
관계자는 "윤석열 후보는 아직 정치적인 은원관계가 없지 않나. 누구라도 함께 가자고 할 것이다. 그게 윤 후보의 성격"이라며 "개인적 차원에서는 (윤 후보와 안 대표의) 케미가 좋을 것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이어 "윤석열 후보 개인만 본다고 하면 화학적 결합이 가능하다고 본다"면서도 "그러나 윤석열 후보를 중심으로 한 캠프 인원들이 여전히 구태 정치인들이기 때문에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당 측은 윤석열 캠프에 과거 친이(친이명박계),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이 많다는 점을 꼽았다. 관계자는 "적폐교대라는 말이 나올 정도이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윤석열 캠프 측 사람들도 만약 윤석열 후보가 국민의힘 후보로 선출되면 캠프를 한 번 깼다가 뭉쳐야 한다고 한다"며 "그렇게 되면 당과 캠프 사이의 내부 정리가 필요하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외연 확장은 당분간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 2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 조문을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2021.10.27 photo@newspim.com |
◆ 김종인 등판도 변수…"안철수 죽이기 나설 것"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등판도 변수로 꼽힌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등 당내 의원들은 내년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이루기 위해선 김 전 위원장의 역할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여기에 김 전 위원장이 최근 윤석열 후보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하는 등 윤 후보가 최종 후보로 선출될 경우 선거를 지휘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김 전 위원장이 언제 올지는 모르겠지만, 들어오게 되면 내부적으로 정리부터 시작할 것"이라며 "그 이후에는 바로 안철수 죽이기에 나설 것이다. 화학적 결합을 기대하긴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도 윤석열 후보가 선출된 후 김종인 전 위원장이 합류하면 화학적 케미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 정치평론가는 "지난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처럼 할 것이다. (단일화를 해도) 국민의힘 후보가 돼야 한다고 계속 밀고나갈 것"이라며 "그러다가 상황이 좀 빠듯해지면 못이긴 척 단일화를 수용할 것이다. 단일화를 하더라도 국민의힘 후보가 이기면 되지 않나"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김 전 위원장의 1차적 관심은 언제나 대선 승리다. 실제로 승리할 수 있는 길을 선택할 것"이라며 "다만 홍 후보와 김 전 위원장의 관계는 썩 좋지 않기 때문에, 홍 후보가 김 전 위원장을 배제한 상태로 가려고 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taehun02@newspim.com